//전시 소개//
신홍직, 거친 듯 여리고, 담대하면서 섬세한 그의 그림은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 그 자체이다.
애월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나지막한 등성이에 자리 잡은 햇살 좋은 작업실, 고요한 주변 풍경과는 사뭇 다르게 그의 이젤이 놓인 공간은 물감과 사투를 벌인 듯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총천연색으로 덮여버린 이젤과 세월을 가늠하기 힘든 팔레트, 한바탕 전위적인 행위예술을 벌인 듯 바닥과 벽, 창을 가린 버티컬에 이르기까지 물감이 튕겨져 엉켜버린 격정적 유희의 현장을 보니 새삼 그가 위대해 보였다.
그림밖에 모르고 살았고, 할 줄 아는 일이 그림밖에 없다는, 다시 태어나도 화가이고 싶다는 그는 탄탄한 기본기와 오랜 시간 숙련된 그만의 독자적인 조형언어로 화폭을 채워나간다. 순수하면서도 감각적인 직설적 화법으로 표현 주제에 따라 역동적이기도, 때론 느린 호흡의 부드러운 여유로 그의 숨결이 느껴지는 그림은 생동하는 생명력으로 꿈틀거린다.
서정적인 면이 돋보이면서도 진실 된 색채에 마음을 둔 격정적이고 주관적인 표현의 그의 그림은 두터운 마티에르(matière 질감)가 특징적이다. 붓을 사용하지 않는 그의 그림은 물감이 튜브에서 나오는 강도에 따라 짜여진 그대로의 상태에서, 다이내믹하게 나이프와 손으로만 채색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어나는 섬세함이 경이롭기 그지없다.
그는 솔직한 그림을 위하여, 자연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그 존재함에 감사한다.
현실의 재현성을 밑바탕에 두고, 작업하는 순간의 감정 표현에 집중해서 작업에 임하며, 그러한 진실만이 감동을 전할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작품은 곧 작가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예술작품을 대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그림은 그림 자체로서 생명력이 있어야 하며, 그 그림이 있음으로 해서 일어나는 공간의 울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은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가 있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주변에 좋은 울림을 주는 사람, 세상을 따뜻하고 향기롭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가진 선한 영향력은 나와 내 주변을 변화시킨다. 예술 작품이 지닌 에너지의 영향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금번 초대전이 있기까지 작가와의 오랜 만남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순수한 열정의 그의 그림들이 모든 이들에게 좋은 울림으로 다가가 치유가 되고 희망이 될 것을 확신해 본다.//최영미//
장소 : 갤러리 조이
일시 : 2021. 05. 07. – 0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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