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윤숙의 정물화는 그의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독특한 색채이미지를 구현하는데 그 중심적인 위치에 놓인다. 정물화는 지적인 조작이 용이한 장르이기에 그렇다. 다시 말해 소재 선택에서부터 구성 및 구도 그리고 색채조합은 물론이려니와 형태묘사에 이르기까지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그의 작품세계를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색채이미지만 하더라도 정물화이기에 자의적인 해석의 범위가 넓고 자유롭다.
정물화를 통해 조형의 마술, 즉 무한히 열려 있는 창작의 바다에서 꿈의 유영을 즐기는 것이다. 그의 작품세계 전체를 조망할 경우에도 정물화는 백모란과 같은 존재로 그의 작품세계가 개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물화의 경우 소재에 따라 색채배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그의 색채감각을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강렬한 색채이미지를 지향하는 그로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꽃은 저마다 고유의 색채, 즉 화려한 색깔을 가지고 있어 그 색깔을 중심으로 하여 배색이 결정될 수 있다. 전체면적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을지라도 꽃의 존재감은 그 중심에 있기 마련이다. 향기처럼 발산하는 강렬한 존재성으로 인해 꽃이 중심적인 이미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신항섭(미술평론가)//
장소 : 갤러리 바림
일시 : 2021. 03. 30. – 0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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