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섭展(갤러리 이배)_20200828

//전시 소개//
갤러리이배는 2020년 8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홍명섭작가의 개인전 ‘토폴로지컬 레일(Topological Rail)’展을 개최한다. 이번 갤러리이배의 홍명섭 개인전은 갤러리이배와 류병학 독립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전시로서 토폴로지컬 평면작품(running railroad) 22점과 토폴로지컬 설치작품(blue level) 3점이 전시된다. 전통미술의 고정개념을 해체한 홍명섭 작품세계의 ‘메타-개념(meta-concept)’ 인 shadowless, artless, mindless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이다.

‘토폴로지(topology)’는 ‘위상(位相)’ ‘위상수학(位相數學)’ ‘위상기하학(位相幾何學)’ 그리고 ‘공간 배치’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위상’은 흔히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상태를 뜻한다. ‘위상수학’은 위상공간에서 도형의 길이 및 크기와 같은 양적 관계와 상관없이/ 도형 간 위치를 바꾸거나 연결할 때 /휘거나 늘리거나 축소하는 연속적인 변형과정에서 변하지 않는 성질을 밝힌다. 즉 자르거나 붙이는 변형 과정 속에서 얼마나 다른 도형이 있는가를 연구한다. ‘위상기하학’은 도형이나 공간이 가진 여러 가지 성질 가운데 특히 연속적으로 도형을 변형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성질을 연구하는 기하학이다.

홍명섭은 ‘토폴로지(topology)’ 개념을 현대미술에 적용하여 상식을 뒤집고 상상력을 풍요롭게 확장시키는 ‘토폴로지컬 사유(topological thought)’를 제안한다. ‘토폴로지컬 사유’는 우리의 일상을 생소하고 신비한 세계로 안내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토폴로지컬한 상상과 사유’는 열린 상상과 사유, 즉 탄성적(彈性的) 상상과 사유를 말한다. 작가는 매우 얇은 스틸판을 전시장 바닥에 약간 띄워 설치해 관객에게 토폴로지컬한 상상과 사유를 하도록 만든다. 흥미롭게도 그의 작품은 ‘누구나 할 수 있기도 한’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고, 또 어느 면에서 몰개성적이고 무기교적 작업으로 보인다. 이런 면에서 그의 작품은 일종의 ‘아트리스 아트(artless art)’이다.

홍명섭은 이번 전시에서 크게 두 가지 작품을 전시한다. 하나는 토폴로지컬 평면작품 (running railroad)이고, 다른 하나는 토폴로지컬 설치작품(blue level)이다. 홍명섭의 토폴로지컬 평면작품은 그의 설치작품인 ‘런닝 레일로드(running railroad)’에서 파생된 작품으로 하나는 하드보드(hardboard) 위에 세리그래피(serigraphy)로 작업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테인리스강 강판(stainless plate) 위에 실리콘 시트(silicon sheet)로 작업한 것이다. 작가는 갤러리이배의 전시공간에 적합하도록 평면작품 ‘레일로드’를 하나, 두 세 개 혹은 여덟 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설치해 놓았다. 따라서 관람객은 공간들로 떨어져 있는 평면작품 ‘레일로드’를 상상력으로 연결시키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상상력’이 바로 ‘위상적 사유’를 뜻한다.

토폴로지컬 설치작품에서 작가는 ‘그림자 없는(shadowless)’ 조각에 주목한다. 전시장 바닥에 5mm 두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 판(stainless steel plate)으로 설치한 일명 ‘블루 레벨(blue level)’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비인간주의적 감각들, 개념들의 저편, 또는 비개념적 발상/발동들, 사회적 이슈와 통념에 저항할 수밖에 없는 이질적 사고 형태들의 잠재력을 실험하는 일종의 ‘마인드리스(mindless)’ 조각이다. 작가의 ‘블루 레벨’을 ‘조각(sculpture)’이 아니라고 말할지도, 그리고 ‘블루 레벨’에 나타나는 미소한 그림자를 전통적 조각적 개념의 그림자로 간주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명섭의 ‘그림자 없는 조각’은 단순히 시각적인 측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말하자면 그의 ‘그림자 없는 조각’은 전통적인 조각에 문제제기를 서서히 진행하는 조각(creeping pieces), 즉 일종의 ‘토폴로지컬 조각(topological sculpture)’이라는 것을 관람객은 깨닫게 된다.

홍명섭 작가는 1948년 평양 출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조소 전공으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제4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에 초대받으면서 국내외 미술계에 주목을 받았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기획전 ASIANA를 비롯하여 독일 슈투트가르트 펠바하 ‘95국제 소형조각 트리엔날레, 폴란드 바르샤바 아르스폴로나갤러리 2인전, 1995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1997년 독일 드레벤 ’국제쿤스트포름‘, 1997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2000년 미디어시티-서울, 부산 국제아트페스티발(picaf), 2003년 이탈리아 사보나비엔날레(biennale of ceramics in contemporary art), 2006년 스위스 빌 국제전(Fluid Artcanal International), 2007년 독일 대사우 ’rainbow mapping project‘, 2008년 부산비엔날레, 오스트리아 그라츠 ESC갤러리, 2009년 인천 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 2012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Kunstbad ’FLOW‘, 세르비아 노 비사드문화예술센터, 2016년 부산비엔날레 등 국내외 국제전에 초대되었다. 한성대학교 예술대학 교수와 청주시립미술관 관장으로 재직했으며, 미술비평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작가비평문, 연구논문, 에세이와 단행본을 저술했다. 저서로는 ‘전환기의 현대미술’, ‘미술과 비평 사이’, ‘현대미술의 기초개념’, ‘현대철학의 예술적 사용’ 등이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전시 소개//

장소 : 갤러리 이배
일시 : 2020. 08. 28. –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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