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통영항에서 서쪽으로 13km정도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오비도(烏飛島). 까마귀가 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오비도는 50가구도 채 살지 않는 아늑하고 평온한 시골 마을이다. 오비도의 푸른 숲과 푸른 바다를 벗 삼아 매일같이 자연과 함께 뛰놀던 시골 소년은 부산, 서울 등 국내를 비롯하여 홍콩, 도쿄, 뉴욕, 파리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로 성장한다.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긴 조형 작업을 하는 최한진 작가의 이야기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대학원 졸업 후, 10년 동안 몇 번의 변화를 거친다. ‘Red Evolution’, ‘Cyborg’, ‘Cyberpunk’, 그리고 최근에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Island Boy’까지. 작업의 모티브는 유년 시절의 기억에서 시작된다. 자그마한 섬 오비도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자연에서 만난 다양한 해양생물들과 바닷가로 떠내려오던 산업 폐기물들이 어린 시절의 놀잇감이었고, 학창시절 접한 공상과학영화는 자연스레 작가의 관심을 미래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 인간의 영원성과 진화로 이어지게 하였고, 초창기 작업인 ‘Red Evolution’, ‘Cyborg’, ‘Cyberpunk’는 이러한 작가의 관심사가 반영된 작업이다.
최근 작업인 ‘Island Boy’ 역시 앞서 언급한 작업의 연장선이다. 미래, 인간의 영원성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데, 작가는 ‘Island Boy’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인간의 본질은 무엇이고, 현재의 모습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라는 의문은 과거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오비도를 누비고 다니던 작가 본인의 모습에서 착안한 ‘Island Boy’가 탄생한다. 작품의 유연한 곡선 형태는 섬에서 자라며 보아오던 해양생물들의 형상을, 표정은 누구나 겪어온 유년 시절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당당하게 전진하는 자세는 진취적인 미래의 모습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호기심 많고 순수했던 유년 시절의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한 ‘Island Boy’는 작가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한 본인의 모습이자 작품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자아가 투영된 대상이다.
이번 맥화랑 전시는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이다. 2010년 고향 통영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꼬박 10년. 그간 삶의 본질과 자아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하며 앞을 보고 달려온 작가는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으로 모두가 지쳐있는 지금, 주변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동안 제작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전 작품이 작가의 내면적 성찰에서 시작된 작업이었다면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작가를 둘러싼 세계에 잔잔한 메시지를 던지는, 좀 더 확장된 작업이다. ‘Smile(미소)’란 테마 아래 전시될 이번 작품은 최한진 작가의 작품이 갖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통해 작품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이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길 바란다.//맥화랑 큐레이터 김정원//
장소 : 맥화랑
일시 : 2020. 08. 29. – 0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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