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중에서//
그네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 움직임의 연속이지만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 부표들은 마치 물 위의 꽃과 같다. 잠시도 고정되지 않는 바다에서 부표는 여전히 자연 속에서 그 자리를 지킨다. 물결을 수없이 맞으며 수면을 드나들고 비바람에도 늘 떠 있다. 멈출 수 없는, 멈출 줄 모르는 심장처럼 그렇게 계속해서 움직이고 또 움직이며 억척 꽃으로 피어있다. 2019년 제작한 작품 ‘영도스윙’ 이후 떠 있는 것에 더욱 관심을 둔다. 공기 중에 떠 있는 것부터 수중에 떠다니는 것 까지 세상에 부유하는 존재는 무수하겠지만 결국 그 물질의 본능은 ‘삶’일 것이다.
부력을 타고난 부표 같은 물질은 늘 수면에 떠 있다. 중력을 이겨내고 활동하는 물체와 자연과의 관계 사이에는 또 다른 생명이 있다. 부표 속이나 옆에서 수초나 미생물이 기생하는 것이다. 부표가 물을 저항하는 동안 또 다른 생명은 본능적으로 그 곁에서 자라고 또 자란다. 마치 아스팔트가 갈라진 틈 사이에서 한 송이 민들레가 피어나듯, 드넓은 공간의 큰 질서 뒤에서 속삭이듯 출현하는 작은 생태계의 현황은 의외의 모습으로 굳건하고도 묘하게 나타난다.//2020년 손몽주//
장소 : 유진화랑
일시 : 2020. 07. 01. – 08.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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