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나,배성미展(오픈스페이스 배)_20200404

//전시내용//
오픈스페이스 배 기획전 :나미나 배성미 ‘일어나지도 않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미군기지는 800여 곳이 넘는다. 미국은 평화수호, 전쟁방지라는 명목으로 영토를 넘어선 세계 곳곳에 견고한 담장의 기지를 세운다. 그러나 일어나지도 않은 잠재적 위협에 대한 방어체계는 현실의 폭력을 낳는다. 배성미와 나미나는 각각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작업으로서 개입해왔다. 미군기지로 인한 상흔의 역사와 현재 진행 중인 문제들을 은유적으로 들춰낸 작업들은 선보인다.
1층 전시장에는 배성미 작가의 설치작업 ‘아름다운 초원’과 영상작업 ‘흔들리는 땅’ 총 2점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4층의 3개의 전시장에서는 나미나 작가의 작업 총 6점이 전시되고 있다. 4-1 전시장에는 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작업 ‘앙헬레스 시티’, 4-2 전시장에는 ‘섬들의 연대’ 총 4개의 회화 작업, 4-3 전시장에는 ‘썬크루즈’ 영상 작업이 전시된다.

//작가노트//
■나미나
무관심 속에서 벌어지는 폭력들을 찾아다니며 공감과 혼란 사이에서 외줄 타기 하듯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작업과 함께 현재 중점적으로 진행 중인 시리즈는 섬들을 돌아다니며 군기지 주변을 여행하는 나에게 질문을 던지며 변화해 가는 ‘섬들의 연대’이다. 섬들에 대한 관심은 2012년 강정마을을 찾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강정의 여러 상황들을 습관적으로 영상에 담았고 그것이 내 분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방향점을 제시했다. 2016년, ‘섬들의 연대’가 활동하고 있는 ‘섬’ 오키나와에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동양의 군사 교통 요지가 될 만한 섬들에 관한 ‘AMERICAN VILLAGE’시리즈를 작업해왔다.

2018년, 괌을 다녀온 후 여행자의 시선으로 작업한 ‘그 해안은 말이 없었다’ 시리즈가 나왔다. 2019년, 필리핀을 다녀온 후 ‘Angeles City’와 ‘Sun Cruises’를 작업했고, 필리핀에서 느꼈던 혼란스러움을 적실하게 담으려 노력했다. 얼마 전 하와이에 다녀온 후 새로운 교감 지점을 마음 깊이 새겼고 작업 중에 있다. 장소(섬)마다 폭력이 드러나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느끼는 감정과 결과는 달랐다.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영상회화와 설치의 세부적인 변화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그 변주들을 읽어 내주길 바라며 작업을 진행한다. 관광지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이 장소는 바로 시위 현장이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어떤 장소이다.

■ 배성미
지금은 부산 시민공원으로 돌아온 미군기지 Camp Hialeah. 아름다운 초원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엔 경마장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전쟁 훈련소, 야적장등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6.25전쟁이후에는 미군의 무기보급, 전투지원의 역할을 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이토록 오랫동안 남의 땅으로 금기의 땅으로 존재한 곳.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곳. 이제는 이름처럼 아름다운 초원으로 존재하는가. 남아있는 미군기지 오염문제는 앞으로 아름다울 수 있는가.보이지 않는 저변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구분은 가능한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땅에 이 고인 기름은 무엇이며 여기 무엇이 자라고 있는 것인가. 인간이 만들어내는 흔들리는 땅. 보이지 않는 전쟁은 지금도 여전히 그리고 과연 언제까지일까. 나는 여기 지금의 공정하지 않은 거래와 비합리적 관계를 놓고 아름다운 초원을 만들어 두었다.

장소 : 오픈스페이스 배
일시 : 2020. 04. 04. – 05. 23.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