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BLACK QUEEN은 직역하여 검은 여왕이라는 말로, 노자 <도덕경> 제6장에 등장하는 현빈玄牝이다. 나의 호號이기도 하다. 검을 현, 여왕 빈. “천지의 근본이며 이는 미세하게 이어져서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아무리 사용해도 다함이 없다.”라고 하며, 만물을 생성하는 대지를 상징한다. 즉 ‘검정(玄)’은 없음이 아니라 오히려 만물생성, 천지창조의 근원이며 무량세계를 말한다.
어둠이 깔려야만 오감의 날이 선다. 세계를 이루고 있는 형형색색의 색은 사라지고 밤이 찾아올 때, 우리의 감각과 감정은 꿈틀꿈틀 살아난다. 그렇기에 작품의 배경색은 Black이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작품 속 금박으로 이뤄진 조형의 아름다움에 온전히 몰입하길 바란다.
그 조형은 옛것들이다. 신라시대 금관, 금허리띠, 금귀걸이, 조선시대 별화와 문양. 지금은 박물관 유리 너머로 볼 수 있다. 수백 년의 빛, 천년의 빛이 어둠 위에서 진실을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은 그대로 빛나고 있다. 너 또한!”
천 년 동안 빛을 내고 있는 옛것과 같이 우리 또한 별처럼 금처럼 빛나고 있다. 힘들고 지쳐 마음이 어두컴컴해질 때, 이 어둠은 벼랑 끝이 아닌 玄牝, 희망생성의 대지이다. 대지에서 차오르는 빛은 본디 자신의 것이고, 그것이 진실이다. 우린 모두 빛나고 있다.
그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여유에 행복하고 감사하다.
장소 : 이젤 갤러리
일시 : 2019. 11. 1. –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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