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변 – 도록을 발간하며 -//
2014년 이후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정리해 보았다.
마음에 담아둔 생각들을 절실한 마음에서 또는 편안한 마음으로 붓질이 이끄는 대로 아무도 얘기하지 않은 것을 혹은 얘기 했다고 해도 나만의 방식으로 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예술의 현실은 우리 삶의 또 다른 현실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를 우리에게 펼쳐 보인다. 예술의 현실 속에서 이 세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른 말이나 다른 생각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거나 다른 풍경일 수도 있다. 다른 사연 혹은 사건일 수도 있다. 이 세상은 얼마나 많은 경의에 찬 다른 것들로 가득 차 있는가?
예술은 이 다른 현실을 실감 있게 보여주는 안내자 역할을 하며 상상력과 재기발람함이 돋보이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문이다. 그리하여 예술을 통해서 발산하는 분위기는 우리를 언제나 다른 영역으로 데려다준다. 그곳은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세상과는 다르다. 그것은 더 넓고 깊으며 더 평화로운 곳이다. 혹은 더 끔찍하고 섬뜩한 곳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미적 충격을 통해 우리는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제 스스로 기꺼이, 그래서 자발적으로 하는 기쁨, 권태, 답답함 등이 나의 작업 속에서 참으로 다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갈망하면서, 어린 시절 이래 삶이 퇴적시켜 놓은 아주 오래된 경험들을 잘 구현해 내기를 갈망하면서, 또한 우리들 삶을 최대한으로 끌어안으며 이 시대를 호흡하기 위해서 오늘도 예술의 현실 속으로 빠져든다.
쉼보르스카의 아름다운 시 한구절로 끝맺음한다.
나는 그린다 – 그러므로 존재한다.
나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나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김대윤//
장소 : 피카소화랑
일시 : 2019. 10. 8. – 10.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