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서문//
박주수 작가는 도시 풍경의 단면을 표현한다. 수직과 수평, 면과 면으로 중첩을 이루며 스카이라인을 만드는 도시의 높고 낮은 건물들, 건물들 사이사이로 조금씩 드러나는 하늘, 건물의 구석진 공간과 쓸쓸하게 드리운 그림자 같은 것들이 그의 화면을 구성한다.
앞 다투어 구름을 잡을 듯 하늘로 솟아오르는 고층 건물들은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도시와 건물들은 유기체처럼 자연을 삼키며 자라난다. 그 속에 소소한 개인의 이야기와 풍경은 없는 듯하다. 다채로운 색채와 자연물들이 최소한으로 나타나는 작품에서 모순적으로 공허한 아름다움을 읽어내는 작가만의 감성이 돋보인다. 병풍처럼 늘어선 콘크리트의 거대한 산물들, 벽과 지붕, 창문과 난간들에 작가의 시선이 머무르고 그것이 그대로 그림에 투영되어 박주수 작가만의 도시 풍경이 형성되는 것이다.
우리의 도시는 복잡하면서도 공허하다. 삭막하지만 뜨거우며, 쓸쓸하지만 아름답다. 그 미묘한 매력의 도시 안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건물과 공간이 2차원의 평면에 드리워진다. 수직과 수평, 그리고 면과 면이 만나 구성된 공간, 그러나 인간이 부재한 도시의 회색 모퉁이 오딘가가 그의 가장 중요한 모티프이다. 그가 그려낸 고요한 회색의 도시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의 소음과 우리의 복잡하고 시끄러운 삶은 아주 잠시 고요해지는 듯하다.//박예실//
장소 : 갤러리 이듬
일시 : 2019. 7. 16. –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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