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香盒향합 – 콜렉터 김용환(부산대 철학과 명예교수)
최철주(공예평론가)
향을 합(盒)안에 넣어서 조선시대 제사에 사용한 합이 조선의 향합이다. 김용환은 향합의 콜렉터로서 조선 향합의 내재된 미적 구성의 태(態)를 드려내려고 한다. 향을 보관하는 용도와 철분이 없는 백자토에 투명유약으로 구워낸 도자 합에 향을 담은 것이 조선의 백자 향합이다.
사찰의 불구(佛具)와 제기(祭器)로서의 단조한 원통형 동과 유행에 맞춘 장식과 뚜껑을 부착한 나무와 백자로 한 향합에 향을 보관했다. 그 향을 태워서 신구(身垢)로 한 취기(臭氣)를 제거하는 향취를 낸다.
그는 합의 향을 태워서 생성하는 향취로서 연기의 모양을 이루는 매우 불안정한 형상의 연쇄 속에서 마음의 일정한 상태를 찾아가는 효과로서 조선 향합의 태를 찾으려 한다.
그는 여러 개의 향에서 향취를 내는 하나의 향과 결합한 향합을 제의(祭儀)를 통해서 의미를 밝힌다. 제의라는 용도로서 향합의 의미는 상제(喪制)에게 망자를 기리는 향의 합이다. 제의에 대한 향의 기능은 향을 태워서 향취를 내는 효과다. 여기서 제의적 의미가 소급적 효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향취와 마주하는 효과에서 얻을 수 있는 행위적 구조가 제의(祭義)다.
신구적 취기를 제거하는 불구의 제기와 제의적 행위로부터 향취를 내는 김용환의 조선 향합은 공예적 합로서의 미적 가치를 가진다. 그는 향합의 용도를 뒤집으려고 크기를 확대하여서 목기와 자기로서의 다양한 합을 보인다. 따라서 그는 공예 디자인으로서의 향합이 향을 보관하는 합으로써 의미 있는 미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제의 사용성과 동일한 미적인 조선 향합을 사용하여서 보인다.
김용환은 조선의 향합과 해화(諧和)하는 그림을 전시한다. 그는 백자 향합의 배면에 문자도 ‘忠’을 포치하여서 향합의 의미를 찾아간다. 검은 먹으로 쓴 뚫을 곤(丨)자를 마음 심(心) 자에 연결시킨 문자도 ‘忠’은 곤궁에서 부귀로 이어지는 어변성룡(魚變成龍)의 과정으로써 잉어가 조개와 새우의 도움을 받아서 용이 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잉어로서의 선비를 상징적으로 동일시하여서 선비가 효를 행하는 제의적 기물로서 향합의 의미를 주려고 한다. 문자도 ‘忠’에서 잉어를 기표적인 의미로 한 선비와 동일시함으로써 행위적 기물로서 향합의 의미와 마주친다.
문자도 ‘忠’은 면학하는 선비로서의 잉어가 황허강 상류의 협곡인 용문(龍門)을 넘어서며, 조개의 의미로서의 합(蛤) 자의 동음으로 한 동음어 합(閤) 자의 의미로서의 문(門)에 오르(登)는 새우를 그려 넣어서 높은 관직의 용이 된다는 공시적인 의미로 한 은유로서의 등용문(登龍門)을 말한다.
그는 문자도 ‘忠’과 향합으로써 상징적 의미의 실제를 중심으로 의미화 된 구조를 보인다. 그 구조는 유교의 첫 번째의 덕목으로서 문자도 ‘忠’이 두 번째 덕목인 효를 상징하는 선비로서의 잉어를 충자의 획으로 그려 넣어서 세 번째 덕목인 인을 실현했던 제의적 기물(器物)로서의 조선의 향합을 문자도’忠’과 병치하여 보인 것이다.
눈을 감지 않고서 수행하는 물고기로서 속박에서 벗어난 열반의 의미로 한 잉어를 문자도 ‘忠’에 보임으로써 그는 선비가 불교적 제의(祭義)의 기물인 조선의 향합을 통해서 효를 행하는 것을 말했다.
그는 향합의 용도에 한정되지 않는 전체에 걸친 합의 의미로서 향취를 나타내기 위한 차례(茶禮)와 불공(佛供)을 넘어서 향합을 규정하는 향취가 그 향합 속에 있음을 보인다.//글. 공예평론가 최철주(디자인박사)//
장소 : 광안갤러리
일시 : 2019. 6. 5. –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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