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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604에서는 프랑스 출신의 회화작가, 다미앙 카반 Damien Cabanes의 개인전, ‘박스와 꽃 Boxes and Flowers’을 마련했다.
다미앙 카반은 2006년부터 사람과 사물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의 아뜰리에에는 자신의 가까운 친구들인 모델들이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편안한 포즈를 잡고 있고 다양한 사물들이 아뜰리에를 가득 채우고 있다. 작가가 잘 알고 있지 않거나 익숙하지 않은 것은 그의 작품 소재가 될 수 없으며, 또한 그의 작품은 보통의 회화와는 무언가 다르다.
보통의 회화는 이차원의 평면 위에 삼차원의 존재인 사물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형태를 묘사하는 윤곽선과 원근법 등 회화의 기법들을 사용한다. 하지만 다미앙 카반은 사물들의 모습을 ‘색채’만으로 붙잡으려 한다. 사물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형태’에 의해 그려져 있다기보다는 ‘색채’에 의해 그려져 있다. 사물이지만 색채로 붙잡힌 사물이며 색채로 환원된 사물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색은 다미앙 카반 작품의 핵심적인 요소로, 살아있는 존재들, 또는 사물들 간의 단절이나 분리 없이, 시간과 공간이 뒤섞여 모든 것이 그의 작품 속에서 하나가 된다. 색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마치 추상화와 같은 그의 작품 앞에서면 관람자는 자연스럽게 그의 회화 공간 속에 있게 되는 경험을 한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현실 공간 속이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 그의 그림 속에 존재한다. 다미앙의 작품은 색이 회화의 부수적 구성요소라는 회화의 개념을 뒤엎으며 색 자체만으로도 조형적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
다미앙 카반의 작품에는 두 가지의 특이한 점이 있다.
첫 번째로 그의 작품에는 소위 말하는 왁구, 즉 캔버스를 지탱하는 나무틀이 없다. 그리고 똑같은 사이즈의 작품 찾아볼 수 없다. 비슷한 사이즈만 존재할 뿐이다. 처음 시작은 가난한 작가가 큰 작품을 하기 위함이었지만 이제 이것은 다미앙 작품만의 독특한 개성이 되었다. 그림을 그린 후 작품에 맞게 캔버스 천을 자르는 이러한 방법은 오히려 틀에 박힌 크기 안에 무언가를 채워 넣어 완성시키는 답답함이 아닌 시원스런 자유로움을 준다.
또 하나의 독특한 점으로는 작품의 배경이다. 작품에서의 배경은 마치 동양화에서 보이는 여백처럼 모두 칠해지지 않아 캔버스의 하얀 바탕이 드러난다. 보통 서양의 회화는 흰 여백을 남겨두는 것은 미완성의 의미가 크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흰 여백은 더욱 더 확장되는 공간, 무한한 공간이다.
2015년 가졌던 한국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 “People and Things”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다는 현대 미술에서 아직도 회화가 가능하다는 희망과 다미앙 카반의 색, 붓질, 자유로움에 대한 한국작가들의 부러움은 한국미술의 현재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리에 있는 작가의 아뜰리에에 쌓아놓은 박스와 꽃들을 그린 작품들만으로 구성된다.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개인전으로 박스와 꽃을 그린 유화작품 13여점을 만나볼 수 있으며 작가는 이번 개인전 오프닝을 위해 28일 내한할 예정이다.
1959년, 프랑스 파리 근교의 쉬렌에서 태어난 다미앙 카반은 파리 지성인들의 집합소인 라탱쿼터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다미앙은, 그의 할아버지와 함께 세계 예술의 중심지인 파리의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의 전시를 보면서 자랐다. 프랑스 국립예술학교인 에콜드보자르 the E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 Arts 에 1979년 입학, 1984년 졸업할 때까지 조각과 페인팅 작업을 해왔으며 1980년대 중반부터 추상시리즈를 시작했다. 1998년 그리기 시작한 휴머니티와 리얼리티는 예술영화로 표현되었고, 2006년 초, 뉴욕 레지던시 동안, 그의 조각은 인체의 움직임, 얼굴, 자세, 형태와 빛을 연속적으로 응집된 점토층과 불규칙적인 가공으로 자유로운 형태의 조각 연속물로 재탄생되었다. 작가의 손의 흔적이 그대로 보이는 그의 조각에서 그는 인간의 삶에 대한 덧없음을 찾는다.
다미앙 카반은 2009년 Fondation Claudine et Jean-Marc Salomon의 “Corps à Corps” 전과 함께 주목받았다. 2011년 프랑스 생테티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 해, 마르셀 뒤샹 상의 최종 4명의 후보에 올랐다. 마르셀 뒤샹 상은 프랑스 예술가이자 현대 미술의 선구자인 ‘마르셀 뒤샹’을 기념하여 제정된 상으로, 오늘날 세계의 미술상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4년 부산비엔날레 “세상 속에 거주하기”에 참여하였다.//보도 자료문//
장소 : 갤러리 604
일시 : 2019. 4. 30. – 6. 22.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