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윤일수
내 그림 그리기에 바빠서 제자를 받아들일 마음도 계획도 없던 때에
멀리 호주 시드니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고향 통영의 중학교 후배라고 하면서 중학교 때의
내 그림 한 점을 상세히 기억하고 추억을 들추면서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는 간청이었다.
그렇게 그는 나의 제자가 되었다.
문학을 전공한 문학박사이자 수필가,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책거리 그림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지만
민화 전 장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그림 그리기에 정진하는 성실함이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
그의 색채는 민화채색의 기본을 지키고자 하면서도
때로는 개성적이다.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그이지만
노령의 노모에 대한 조바심이 있어,
이번 전시는 ‘민화의 명랑한 아름다움으로 추어보는
노재자(老萊子)의 노래희‘이기도 한 것이다.
그의 인문학적 소양에 힘입어
앞으로 더욱 성숙한 작품세계가 펼쳐지기를 기대하며,
첫 번째 개인전을 축하하고 아낌없는 성원을 보낸다.
2018년 무술년 입춘을 지내며…//윤일수//
– 장소 : 해오름 갤러리
– 일시 : 2018. 2. 20. –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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