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부산화단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고(作故) 작가들과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미광화랑(부산 수영구 민락동)이 오는 2월 20일까지 개최하는 ‘현대미술 13인’전은 세대와 장르, 작품세계를 달리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부산미술의 신구(新舊) 조화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송혜수 김경 오영재 김홍석 등 작고 작가 4명과 서상환 김양묵 정일랑 김춘자 김남진 염진욱 박봉래 이진이 전미경 등 현역작가 9명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송혜수는 ‘소와 여인’ 등 일상적이고도 보편적인 소재들을 통해 우리 민족에 대한 사랑과 식민지 현실에 대한 저항을 환기시켰다. 설화와 에로티시즘에 기반을 둔 작품들을 남겼다. 1953년 결성된 부산 최초의 화가 모임 토벽회(土壁會) 멤버로 잘 알려진 김경은 40대 초반에 요절한 천재화가. 오영재는 구상(具象)에서 추상(抽象)으로 전환하면서 자연 형태를 입방체의 면으로 해석해 재구성하는 기법을 구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홍석은 1978년 제4회 인도트리엔날레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역량을 인정받은 작가이다.
현역 작가들은 70대 후반의 서상환 화백부터 40대 후반의 이진이 전미경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포괄하며 구상과 추상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이진이의 ‘On the morning’은 거실의 쿠션과 소파를 매우 정교하게 표현하면서도 현실감이 부재한 듯한 분위기,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공허감을 준다.
박봉래는 규격화한 입체적 블록을 여백의 공간과 함께 기하학적 패턴으로 구성해 태양과 꽃, 물고기와 나비 등을 작가만의 색상으로 표현한다. 파도의 너울을 소재로 오랫동안 작업해온 전미경의 작품은 단순한 풍경으로만 이해할 수 없는, 작가의 심리가 녹아 있는 듯한 독특한 느낌의 회화를 보여준다.//부산일보 2018.1.16. 박진홍 기자//
– 장소 : 미광화랑
– 일시 : 2018. 1. 10. –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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