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소개//
구본정은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 예고를 졸업하여 홍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니다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기독교를 모태신앙으로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시절 내내 연예 기획사에 재직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며 이십 대를 보내다가, 돌연히 미국 뉴저지에 있는 명문 두류 대학교(Drew University)로 유학을 가서 신학 석사(M.Div.)를 받고는 완벽한 전도사가 되어 8년을 보낸다. 전도사 시절 틈틈이 세속화된 종교화를 그리고 몇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지만, 몇 년 전부터 사역을 내려놓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전시소개//
그림 속의 동물들은 모두 용맹스럽고 화려하다. 가죽은 매끈하게 반들거리고, 갈기는 하늘로 뻗쳐 있으며, 깃털은 현란하고, 뿔은 과장 되어 있으며, 이빨은 침이 흐르지 않고 말라있다. 그 눈들은 튀어 나올 듯이 선명하게 부각되어 공포와 슬픔이 번들거리며 뿜어 나오고 있다. 동물들과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건물들이 있는 곳은 뉴욕의 월스트리트다.
해뜨기 전 월가는 인적이 드물고 거리는 황량하지만 여명 속에 솟아나는 아침 햇살 때문에 을씨년스럽기 보다는 오히려 찬란하다. 윌리엄터너가 그렸던 그 폭발적으로 찬란하던 태양의 빛이 이백 년도 더 지난 세월 속에서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그 빛들이 건물 속으로 스며들어 있다가 은은히 내뿜는 것처럼 보인다. 앵글로-색슨족의 지지 않는 해가 아직도 월가의 한 귀퉁이에 걸려 있는 것이다. 해가 떠서 월가에 아침이 오면 높은 건물들 사이로 유난히 더 좁아 보이는 이 아득한 거리 속으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도시 계획 이전에 완공된 구비구비 좁은 길로 이어진 이 오랜 동네는 그 자체로 완결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연을 거슬러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를 불확실하게 살아야 하는 동물들처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과도 많이 닮아 있다. 콘크리트 정글과 그 속에서 생존하려는 맹수들의 의연한 모습을 보면서 위안 받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바래본다.
– 장소 :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
– 일시 : 2017. 11. 20. – 12. 2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