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정 작가노트//
“나의 작품은 하늘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같은 하늘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서있는 공간 때문이다. 그 공간은 시간으로 인해, 내 마음으로 인해 달라진다.“
이번 나의 작업은 지금까지 표현재료로 사용해오던 레진(PUR Poly Urethane Reactive)위에 하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내게 시간이란 찰나의 무한대, 이어짐의 연속이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시간과 다른 의미와 깊이를 가지는 또 다른 개념이다. 내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찰나는 무한대의 이어짐을 나이프로 도려낸 시간의 한 단면이다.
작품에 종횡무진하는 수많은 레진의 선들은 내가 지나온 고단한 삶 속에서 찾은 비전의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그 위에 표현된 하늘은 렌즈를 통해 바라 본 단순한 피사체를 넘어 나를 향한 정신의 현상학이며 나를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게 만드는 의식의 변증법이다.
작가 특유의 존재에 대한 예민한 인식일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사랑하고 찰나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며 오늘도 ‘바라봄’의 도구 카메라를 든다. 차곡차곡 쌓인 추천 번의 마띠에르 밑에 울렁이는 감정과 의미의 진폭을 감상하는 이가 함께 공유하기를 바란다.
난 오늘도 고단한 인생의 연장선이자 그것을 녹아내리게 하는 ‘힛팅건’ 작업에 손이 헐고 지문이 뭉개지면서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원범식 작가노트//
르네 데카르트 René Descartes는 한 명의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의 질서정연함을 아름답다 하였지만, [건축조각 Archisculpture] 사진 프로젝트는 여러 건축가의 다양한 건축물을 촬영하고, 이를 콜라주 해 건축적 조각품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그 목적이다. 따라서 [건축조각] 사진은 자연 발생적으로 여러 건축가에 의해 이뤄진 고대 도시의 유기적 낭만성과 성격이 비슷하기도 하고, 또 다르기도 한데, 그 이유는 다수 건축가의 수많은 설계에 대한 본인의 주관적인 해석과 선택이기 때문이다. 사진에 ‘푼크툼 punctum’이 있다면, 분명 이곳에 사용된 건축물들은 어떤 면에선 작가의 ‘푼크툼’이며 이들의 조합이 바로 [건축조각] 사진이다. 또한, 정치, 경제, 사회의 상징적 건축물을 찾아 서로 연결하기도 하기에 감상자는 ‘스투디움 studium’을 통해 [건축조각]으로부터 대도시의 환영을 느끼기도 한다. 수집가가 획득물을 세심히 분류하고 정리하듯, 작가는 이곳저곳에서 채집한 도시의 파편들을 분석하고 이를 재료로 조각품을 만든다. 이때 개개의 건축물들은 통시적 또는 공시적 역사를 지닌, 혹은 그 모두를 담고 있는 아름다운 조각으로 재탄생된다. 이 과정에 사용된 콜라주 기법은 러시아 영화감독 에이젠슈타인이 몽타주에 관해 설명한 것처럼 각 요소를 충돌시키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쨌거나 본질에서 이것은 존재하지 않는 건축적 형태를 지닌 조각품의 사진이다.
– 장소 : 갤러리 아인
– 일시 : 2017. 10. 10. – 11. 1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