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인展(TL 갤러리)_20170915

//보도 자료문//
『투명건축_들여다보기展』

2013년 11월 13일에 티엘 엔지니어링(주)의 문화 후원으로 오픈한 티엘 갤러리가 2017년 9월 15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전두인의 개인전 『투명건축_들여다보기』 을 기획한다.

전두인의 작품은 물질문명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속성에 대한 접근으로부터 진행됐다.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사회 병리현상에 의해 개인이나 집단의 욕구나 목적의 충족이 저해되어 다른 방향으로 돌출되는 사회적 이질을 투명한 구조물과 확대된 꽃 등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의 작품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큼지막하게 확대한 꽃이나 소나무, 그 앞에 유리나 아크릴을 토막 내어 조합한 건축물이다. 가장 일상적이며 흔히 보는 하늘이지만 어둡고 무거운 컬러로 중량감을 주어 마치 현실이 아닌 이상의 세계로 이국적인 인상을 준다. 꽃은 하늘을 배경에 두지만 건물보다 확대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그림은 한 송이의 꽃만 있어 외로움과 적적함이 현실을 초월한 초현실주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건물은 투명한 재료를 사용하여 속이 흔히 들어다 보이는, 어쩌면 뼈대만 남아있는 앙상한 모습이다. 유리와 아크릴을 사용해 작은 단위로 자른 뒤 면들을 쌓고 이어 붙인 방법이다. 속이 들어다 보이는 건축물과 건축을 통해 투영되는 꽃과 하늘은 어디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회적으로 병리 된 인간의 단면으로 제시한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에서 유리와 아크릴로 만들어진 오브제는 도시에 실재하는 건축물을 재현한 것으로 문명과 자본을 상징하며 투명하게 빛나지만 깨지기도 쉬운 유리의 특성을 허영심을 쫓는 현대인의 허무한 정서로 암시한다고 한다. 배경이자 주체가 되는 꽃, 하늘, 소나무는 현대인의 초상인 동시에 순수와 이상의 상징이자 그리움의 대상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투명 건축물과 자연의 이미지를 중첩시켜 만들어 이미지가 굴절되어 보이는 것은 단순한 이미지의 변형이 아닌 ‘문명과 자본의 병리현상에 의해 화려하게 치장되고 굴절되어버린 현대인의 정서’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의 잃어버린 순수와 이상 그리고 동심을 찾아보기를 제안하는 의미에서 작품제목을 “lost flower”로 붙이고 있다.

전시는 총 20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회화와 오브제가 혼합된 작품 13점, 회화 13점, 입체 5점, 사진 2점 등이다.

『투명건축_들여다보기展』은 전두인의 17번째 개인전으로 이전에 피카소 화랑,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등에서 16번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또한 북경현대미술전, 부산미술 30년, 부산의 작가들 등 150여 회의 기획/초대전 이력이 있다.

티엘갤러리의 구본호 관장은 ‘이번 전시는 작가 개인의 반성적 시각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타자에게도 생각의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 전시다. 투명 건축과 이를 통해 비추어진 일그러진 꽃과 하늘은 아스팔트와 건물만 보는 도시인의 정서에 관해 생각해 볼 시간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티엘 갤러리는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에 위치한 공공미술·공공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특성화 갤러리다.//보도자료문//

//전시 서문//

티엘갤러리 큐레이터 최정윤

급변하는 사회를 대변하듯 도시에는 하늘로 솟구쳐 ‘제 잘남’을 뽐내는 구조물들이 즐비하다. 도시의 건축물 외관은 하나같이 화려하며 속이 비칠 듯 투명하게 반짝인다. 내부가 훤히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외관에 빛이 반사되어 우리의 시야(視野)를 가린다. 반사된 빛에 시야가 가려지듯 자본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 또한 불필요한 소비와 치장에 노출되어 내면과 이상을 들여다보는 시야가 가려진 게 아닐까?

‘들여다보기’의 사전적 의미는 ‘밖에서 안을 보다.’,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피다.’등이다. 전두인은 이런 ‘들여다보기’를 통해 현대 물질문명의 표상이자 자본주의가 이루어낸 도시를 사는 ‘현대인’의 속성과 그 정체에 관한 물음과 해석을 끊임없이 던진다.

들여다보기는 화면 속 구체화된 이미지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시작된다.
그 첫 번째 이미지는 꽃이다. 꽃은 자연의 대표적 상징 일뿐만 아니라, 화려함, 영화로움, 아름다움의 익숙한 상징이다. 더욱 흐드러지게 핀 꽃은 일련의 상징을 극대화한다. 꽃을 처음 마주한 타자는 작가의 개인적 의도와 상관없이 어떠한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순수한 개체의 상징으로써 인지할 뿐이다.
하지만 작가 개인에게 꽃은 순수와 이상이며 잃어버린 동심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순백의 색으로 표현되는 동시에 무거운 색의 표현이 더해진 꽃은 순수와 이상, 변질과 퇴색의 이중성을 띈다. 여기서 변질과 퇴색의 부정적 느낌을 화려한의 꽃의 이미지로 전환시킨 작가의 역설적 의도가 드러난다.

두 번째는 화면의 중심에 있는 투명한 건축물에 있다.
유리나 아크릴로 만들어진 건축물은 맑은 아름다움을 나타내며 동시에 깨지기도 쉬운 재료로 보인다. 이런 재료의 속성은 물질문명 속 끊임없이 욕망하는 현대인의 정서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에 대한 암시적 역할을 한다. 유리의 투명함에 넋을 잃을 즈음 이내 구조물을 이루는 유리는 사면으로 합쳐져 시각적 굴절을 만든다. 유리에 투과된 꽃의 이미지는 일그러지며, 우리의 판단과 시야를 어지럽힌다.
작가는 현실세계에 실재하는 건축물을 화면으로 끌어들인다. 컬러풀한 물감의 덧칠은 치장된 현대인의 정서의 직접적 표현이면서 문명의 발전 과정 속 변질되거나 혹은 파괴된 정서를 반영한 조형적 표현인 것이다.

세 번째로 들여다볼 것은 전두인의 계산된 조형적 배치와 숨겨진 의도이다.
전두인은 아름다움이라는 원형적 상징이 담긴 꽃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미(美)를 나타내는 꽃의 상징 이면에는 숨겨진 순수와 이상 그리고 잃어버린 동심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꽃에 비유되고 있는 것이다. 투명건축물 뒷면에 꽃을 배치시켜 이미지의 굴절을 계산한 작가의 설정을 통해 단순한 이미지의 변형이 아닌 ‘문명과 자본의 병리 현상에 의해 화려하게 치장되고 굴절되어버린 현대인의 정서‘라는 작가의 의도가 내포된 것이다.

앞의 세 가지의 들여다보기 과정은 작가가 현실과 이상의 접점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향해 던지는 물음이다. 동시에 반성적 자각을 위한 도구와 표현적 수단으로 보인다. 나아가 작가 개인의 자각에서 시작해 우리 모두가 인지해야 할 문제로 화두를 던지며 타자에게 개인의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내어 주는 것임을 알 수 있다.//최정윤//

– 장소 : TL 갤러리
– 일시 : 2017. 9. 15. –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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