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자료문//
집적된 시간에 내재한 은유展…
작가들의 작품표현형식에서 ‘집적된 시간성이 전제된 조형언어’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화면 속에 담아내는 두 분을 초대 하였습니다.
주제와 내용에서는 각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지만, 작품을 제작하는 표현방법에서 최소한의 유닛을 구조형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동일한 특징이며, 또한 선택된 유닛의 반복과 중첩, 그리고 확장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조형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부분이 공통분모라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분의 작가들은 미술에서 최소한의 조형요소인 ‘점’, 혹은 ‘형식구조로서의 점’을 화면구성의 주된 형식 요소로 이용하고 있으며, 그 요소들을 무한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제스처를 통해 표현재료가 가지고 있는 물성을 극대화 시키는 방식으로 각자 개성 있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들입니다.
저의 갤러리양산에서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인고의 시간성이 빚어내는 미학의 숭고미와 몰입의 과정 속에 숨겨진 은유적인 조형언어들로 탄생되는 작품들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자리를 마련 하고자 하였습니다.//갤러리 양산 허미경//
//심수구 작가노트//
무수한 나뭇가지들은 전체적으로 모여서 하나의 통합적 형태나 기표를 구축하기보다는 무수한 변질과 변화, 우연한 차이들의 생성과정으로 나타난다. 나의 작품은 좀 떨어져 보면 산이나 언덕 같은 형상이 나타나는데 가까이서 보면 그러한 형상은 사라지고 세부적인 나뭇가지가 보이게 된다. 2차원적 환영이 3차원과 부피로, 그림에서 조각으로 급격한 비약, 혹은 단절이 나타나게 된다. 화면에서 세부와 전체는 서로 다른 것을 재현하고 다른 코드를 지닌 채 공존하게 되는 것이 나의 작업의도 중의 하나이다.
촛불집회 같은, 서울 광화문 앞의 군중은 각각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접적 종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남녀노소, 학생, 가정주부 등 다양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풍경이다. 나의 수많은 나무들 역시 이접적 관계로 짜여 지면서 파생하는 우발적 함성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나뭇가지 하나하나의 특유한 몸짓들이 문맥화 하면서 무한한 의미 작용을 수행한다고 할 것이다.
내 작품은 디지털 문명에 대한 조용한 저항이다.
오늘날 주위는 가벼움의 일색이다. 가벼운 플라스틱 제품들이 생활용기를 대변하고 다양한 시트지, 조화 등 모조품들이 등장한지 오래다. 은행의 온라인 등 인터넷의 정보는 빠르게 더 빠르게 급속도로 발전한다. 디지털 문명이 편안함도 있겠지만 이러한 시대에 그리운 것이 있고 귀한 존재들이 있다면 바로 자연이며, 느리지만 진정성일 것이다.
나의 작품에서는 이 시대의 기계문명, 디지털문명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고 있다. 내츄럴한 것, 자연의 냄새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보여 주고 싶었다.
하잘것없이 땅에 굴러다니는 작은 나무토막들, 불쏘시게로나 쓰이는 나뭇가지를 잘라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 비록 느리고 무겁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것이 우리의 고향이고, 마음이고, 진정한 삶이 아니겠는가.//심수구//
//윤종석 작가노트//
사적인 순간들…
몇 해 전 갑작스레 사랑하는 형과 다정한 친구를 떠나보내며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맞았다. 그러함과 동시에 내 주변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누가 같이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작업은 나를 찾아 가는 일련의 과정이라 여겨진다. 세상을 들여다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것, 생각의 단초들을 제공하는 것,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이러한 것들을 채집하듯 기억을 기록한다. 이것들이 모이면 어제의 오늘을 통해 내일의 오늘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나를 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스치듯 순간의 인생을 살고 있고 언제 어디서나 여행자로써의 삶이다. 시간 앞에서 모든 것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참으로 덧없다. 그래서인지 순간을 하나의 장면처럼 기록된다.
또한 작업의 내용이 네덜란드 정물화의 바니타스와 연결되어 있고 고전의 것을 취득하여 현대적 변용과 함께 나를 통하여 다시 해석된다.//윤종석//
– 장소 : 갤러리 양산
– 일시 : 2017. 9. 14. –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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