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어렸을 적 장난감을 좋아했다.
만화영화는 나의 판타지를 만들어 주었고 장난감은 그런 판타지를 잠시나마 해소시켜 주었다. 보통의 만화처럼 비밀기지, 로봇, 변신, 순간이동, 초능력, 마법, 괴물, 4차원의 세계, 등은 나의 판타지를 형성하는 벽돌들이 되었다. 또래 아이들과 다를 것 없이 평범했던 나는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을 동경했다. 텔레비전안의 세상은 특별했고 화려했다. 만화영화를 보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면 나는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된 것만 같았다.
사춘기 시절, 나의 판타지가 부끄러웠다. 유치하고 철없어 보였다. 어른이 어른스러움이 “멋” 인 줄 알았다. 아니, 주변 친구들이 담배를 피며 어른흉내를 내기 시작하면서 나도 어른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 했는지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나의 어린 판타지도 깊은 나의 창고에 깊숙이 넣어두었다.
그 후 몇 십 년이 지나 내가 붓을 잡았을 때 나는 내가 가장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싶었다. 슬며시 나는 오래된 나의 판타지를 꺼냈다. 묵은 먼지를 털어내자 여전히 빛나고 특별했다. 지금 나는 캔버스와 페인트, 붓으로 나의 장난감놀이를 나의 만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만화영화를 “Kein Stress Comic (스트레스가 없는 만화)” 이라고 명명한다. 내가 나의 판타지를 마주하고 놀 때만이라도 어린 시절 그때처럼 나에게 재미와 설렘이 남길 바란다.//작가노트//
– 장소 : 이연주갤러리
– 일시 : 2017. 7. 20. – 8. 13.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