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시티에 있는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에서는 김재홍 작가를 초대해서 전시 중이다. 김재홍 작가는 대구에 작업실을 두고 있지만 해마다 부산에서 개인전을 하고 있다. 특히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종종 볼 수 있어 이젠 관객들의 눈에 꽤 익숙해져 있다.
그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인물 형상이 보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강아지풀처럼 꿈틀거리는 선들이 보인다. 그리고 더욱 가까이에서 보면 붓으로 한 점씩 찍으며 그라데이션을 만들고 있어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행과도 같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소울(soul)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는 작가는 작품을 통해 내면의 울림을 전달하려 한다. 내면의 울림은 작은 점과 곡선이란 매개로 관객들에게 전달되며 동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푸른 계통의 작품이 다수이지만 갤러리 한 벽면에 보이는 무채색 작품이 눈에 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모노크롬 작품은 인물이 아닌 추상적인 문양이다. 작가는 형태와 비형태, 색채와 무채색을 넘나들며 작품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세상에서 무엇이 존재한다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숨을 쉬기 위해 반드시 산소가 있어야 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산소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숨을 쉴 수 있고 자연이 있어서 삶의 터전을 누릴 수 있듯이, 어떠한 대상이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만한 환경과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작품을 통해 이러한 본질을 슬며시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뭔가 꿈틀대는 수많은 융털들. 사실 이것들은 수많은 점들을 찍어 표현한 것들이다. 예전보단 익숙해져 그만큼 작업 진행도 빨리 되는 편이지만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말 그대로 시간과의 싸움이고 철저한 계산과 집중이 필요하기에 이러한 모든 것들을 융합해 하나의 형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점들은 ‘일련의 시간의 연속’이다. 대중은 작품을 볼 것이고 또 다가와 들려다 볼 것이다. 무수한 선들과 그 선속에 많은 색 점들을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이 작품을 통해 대중과 내가 교접하는 순간이라 생각한다. 』<작가 노트 중에서>
김재홍 작가의 가능성을 일찍 발견한 서린 스페이스 서지연 대표는 4년째 작가를 지원하고 있다. 좀 더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작가와 후원자, 그리고 관객과 작가를 이어주는 갤러리의 역할들이 선순환 구조로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 해 본다. 이번 전시는 2016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
– 장소 : 갤러리 서린스페이스
– 일시 : 2016. 11. 15 –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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