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색인+프로젝트展(사상인디스테이션)_20160823

김소라

‘사상색인프로젝트’는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부산의 신진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김수정, 박소정, 정휘민 세 작가는 올해 2월에 졸업한 그야말로 신진들이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세 작가는 주로 입체설치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김수정작가의 <밟지 마세요>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에 관한 고민을 담고 있다. 현대의 도시는 늘 곳곳이 허물어지고 있고 또 새로 지어지는 과정 속에 있다. 곧 사라질 운명일지라도 지금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으니, 제발 <밟지 마세요>라고 작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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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은 데칼코마니의 좌우대칭 현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피에타, 예수, 부처의 모습이 껌이나 치즈를 늘인 모양으로 늘어나 있다. 완전성이나 고귀함을 상징하는 형상들이 어떤 유머러스한 상황 속에서 역설적인 느낌을 드러낸다. 존재의 완전함에 대해 질문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정휘민은 매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세계에 심취한 듯하다. 나무 파편조각들이 추상적인 모양으로 재조립되어 모빌처럼 매달려있다. 매달린 나무조각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작가는 <개인의 공간>이라고 이름 붙였다. 제목처럼 그 공간들은 매우 애매하고 무규정적이라서 어떤 보편적인 느낌을 캐치하기가 어렵다. 그것은 그야말로 개인적인 공간이고 그래서 그것을 보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느낌으로 작동하지 않을까 싶다.
사상인디스테이션은 ‘공연’을 하기 위한 공간이다. 그래서 미술작품을 전시하기에는 적당한 공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종종 미술전시가 열린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공간구조의 한계 때문에 작품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사상에는 미술작품을 전시할만한 공간이 거의 전무하다. 그래서 사상인디스테이션이 소중하다. 미술전시를 위한 시설이 조금 더 보완되어 좋은 전시들이 많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는 ‘색인 브런치’라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관람객이 사전에 예약신청을 하면 원하는 작가와 전시장에서 브런치를 함께 먹는 프로그램이다. 자연스럽게 작품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재미있고 신선한 시도에서 공간적 한계와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보완해보려는 기획자의 따뜻하고 세심한 배려와 의도를 읽는다.//김소라//

– 장소 : 사상인디스테이션
– 일시 : 2016. 8. 23 –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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