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실로 뜨개질 된 천이 마치 심연에서 일렁임을 일으키는 물결처럼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작품 ‘블루 너머의 블루 Blue Beyond The Blue’는 부드럽고 푸른 일렁임 속에서 중간 중간 뾰족하게 꼭짓점이 솟아올라 산이나 암벽, 파도, 바람의 느낌 또한 보여준다. 집착이라 할 만큼 오직 블루만을 좋아했기에 지금까지 계속 블루라는 색을 소재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완전히 순수한 블루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고 이야기한다. 관객은 신비스럽고 묘한 광기를 드러내는 블루의 세계 안에서 작품의 일부가 되어 작가의 감성과 끝없는 기억의 여정을 체험하게 된다.//경남도립미술관 작가소개//
//앨리스가 그 곳에서 발견한 것//
경남도립미술관은 2016년 세 번째 전시로, 어린이 및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한 신나는 미술관 <앨리스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展을 개최한다.
루이스 캐럴(Lewis Carrol, 1832-1898)의 환상 소설 『거울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1871)의 원제에서 제목을 일부 차용한 이 전시는 어린 시절의 동화적 상상과 꿈, 환상과 공상을 모티프로 삼아 앨리스가 거울나라를 모험하듯 다채로운 작품들 속에서 미술적 유희를 체험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 8명(팀)의 평면, 설치, 영상 등 33점 내외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 1전시실
스튜디오 1750(팀)의 거대한 <플라워 주스>, <Kit 01>, <Bath puff> 앞에 서면 관객들은 마치 몸이 작아진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스튜디오 1750은 작은 것을 크게 만들거나 낯선 곳에 배치함으로써 익숙한 것을 생경하게 보게 하는, 이를테면 친숙한 이질감을 통해 일상의 평범한 공간을 새로운 곳으로 변화시킨다. 푸른색 뜨개실로 천을 만들어 거대한 파도의 일렁임을 형상화 한 듯한 <블루 너머의 블루>는 블루라는 색을 소재로 작업하고 있는 조은필 작가의 작품이다. 관객은 작가만의 신비스러운 세계 안에서 작품의 일부가 되어 순수한 블루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체험하게 된다.
○ 2전시실
귀엽고 앙증맞긴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음울하고 비밀스러워 보이는 눈망울의 고양이가 있다. 성유진 작가의 회화 속 고양이는 자신을 반영하는 대상으로 작가는 불안, 우울, 트라우마 등 사회 속에서 개인이 홀로 직면하는 내면의 상처를 의인화된 어리고 연약한 고양이에 투영해 보여준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감추고픈 어린 시절의 상처가 그림과 함께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허은경 작가는 수많은 눈동자가 짙고 어두운 벽면에 별처럼 흩어져있는 <Thousand Eyes> 시리즈와 작가가 창조한 새로운 형상의 기이한 창조물 <Unknown creature>와 함께 어떠한 경계도 존재하지 않는 환상과 공상으로 가득한 상상정원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 3전시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가 동화 속 그림이 현실이 되는 공상을 하듯, 윤민섭 작가의 작품에서 종이에 스케치한 작은 드로잉은 실물과 흡사한 크기로 현실이 되어 전시장 공간, 관객 앞에 펼쳐진다. 검정색 플라스틱과 와이어를 구부리고 절단해서 만들어진 이 신기한 장면 속에서 관객들은 자기만의 방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김다영 작가는 커다란 백열전구 안에 옛 만화 속 주인공들과 사물들을 조합하여 그들만의 작은 세상을 만들어 낸다. 동화적 감성이 묻어있는 피터팬, 도널드 덕, 원더우먼 등의 친숙한 캐릭터들은 작가의 개인적 상상이 더해져 또 다른 이야기와 따스함을 전해준다. 아티스트이자 엔지니어인 김진우 작가는 스틸로 만들어진 나무숲과 그 안에서 연주하는 로봇 작품을 소개한다. 기계에도 인간처럼 생명과 미학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기계와 인간, 동물, 식물들은 서로 다르지만, 각각의 구성요소는 비슷하여 언젠가는 그 모든 것들이 소통하며 얽혀 진화해 갈 것이라는 공상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 특별전시실
금민정 작가는 전시 장소의 특성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건축적 구조의 요소나 디테일을 살려 작가만의 감각이 녹아든 공간으로 바꾸는 장소 특정적인 영상작업을 하고 있다. 건조하고 딱딱한 느낌의 전시실 벽은 그의 작업으로 숨을 쉬고 움직이며 무한히 확장되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신나는 미술관 <앨리스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展은 단지 작품을 눈으로만 관람하기보다는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환영의 세계 속으로 직접 들어가 작품의 일부가 되어 체험하고 느끼는 전시이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잊고 있던 동심과 꿈을 대면하기도 하고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는 스위치를 획득함으로써 그 이면의 현실을 더욱 견고하고 아름답게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는 미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어른들에게는 달콤한 환기와 휴식이 되기를 기대한다.
– 장소 : 경남도립미술관
– 일시 : 2016. 6. 9 –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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