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이배//
갤러리이배는 2016년 4월 5일부터 5월 7일까지 현대성과 기록성을 동시에 함의한 사진작품을 선보이는 구성수 작가의 ‘포토제닉 드로잉(From the Series of Photogenic Drawings)’ 展을 개최한다. 작가는 회화, 조각, 사진이라는 각기 다른 장르들을 종합 활용하여 기록성에 기반한 사진이라는 매체를 의사표현을 위한 예술행위로 재탄생시킨다. 이번 전시는 빛의 드로잉을 통해 새로운 사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가의 실천적 면모와 이미 세계 굴지의 미술관이 인정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진작품을 만나보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Louis Jacques Mandé Daguerre)가 개발한 사진술(은판사진법), 즉 다게레오타입(Daguerreotype)에 영향 받은 영국의 과학자 겸 식물학자 윌리엄 헨리 폭스 톨벗(William Henry Fox Talbot)은 염화은을 종이섬유 속에 침투시켜 이 종이에 나뭇잎과 레이스(lace)를 얹고 빛을 쬐어 그 형상을 추상화한 ‘포토제닉 드로잉(photogenic drawing)’을 탄생시켰다. 사진이지만 그림처럼 보이기도 하고 작품이지만 도감이나 표본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카멜레온 같은 속성이 ‘빛으로 그린 그림’, 즉 포토제닉 드로잉 속에 숨어 있다. 그러나 구성수 작가의 또 다른 포토제닉 드로잉은 톨벗의 개념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톨벗이 추구한 대상의 본질적 재현이 아니라 기록성을 뛰어넘은 예술사진으로서의 조형성을 추구하고 실천하려는 작가의 의지와 실험 정신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구성수의 포토제닉 드로잉 시리즈는 유구한 시간을 화석화한 단단한 식물이미지로서 시간의 흔적이 녹아든 공간이며, 과거와 현재를 통찰하는 역사성을 담고 있다. 그의 작업은 사진의 예술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사진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실천한 연속물로서 조각과 회화 그리고 최종적으로 사진의 복제성을 발전시킨 작품이다. 사진의 본질이 기록성과 예술성 그리고 리얼리티에 대한 고민이었다면 이 시리즈의 작업은 사진이라는 매체가 갖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가능성일 것이다. 즉 사진의 장점인 복제성과 크기의 변화 그리고 진실을 담는 기계적인 시각과 극사실의 디테일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작가는 사진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시각화 하여 대중에게 사진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작가는 찰흙에 야생화를 조형적으로 배치 한 다음 고무판으로 눌러 음각을 만들고 이 위에 석고 시멘트를 부어 굳힌 다음 양각의 부조를 만든 후 채색하여 다시 사진으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든다. 조각과 회화 그리고 사진이 결합한 이 작품들은 비로소 복제성을 비롯해 사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장점을 그대로 간직한 채 회화와 조각의 기운을 드러내며 새로운 사진 이미지로 탄생한다. 디지털 시대에 다소 복잡한 제작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이 작품의 유의미성은 회화적 감성의 조형과 조각의 디테일을 보여준다는 점일 것이다. 사실 이러한 방법론적 접근은 예술과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에 접근하기 위해 오랫동안 대형카메라를 통하여 기록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획득하려 했던 작가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사진작가 구성수는 1970년 대구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사진전공을 수료하였다. 1992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20여회의 국내외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가졌으며 미국의 폴게티 뮤지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휴스턴 현대미술관, 산타바바라 뮤지엄,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경기도미술관, 대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일민 미술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었다. <다음작가상>과 <일우사진상>을 수상하였으며 그의 최근 작 포토제닉드로잉 시리즈가 독일의 핫체칸츠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하였다. 사진과 조각, 회화를 아우르는 그의 사진작업은 사진의 본질과 그가 가진 예술의 지향점을 복제 사진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갤러리 이배//
– 장소 : 갤러리 이배
– 일시 : 2016. 4. 5 –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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