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데이트//
갤러리 데이트는 2016.4.5-5.4 단색화 2세대 대표작가 장승택의 신작 회화 -색채들-전을 개최한다.
장승택은 홍익대학교와 파리국립장식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그는 1989년 프랑스 끌라마, 알베르 샤노 아트센터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줄곧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19회의 개인전과 2012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의 단색화 전”, 2004. 서울시립미술관의 “한국 추상미술의 단면 전”등을 통하여 꾸준히 자신의 추상작업을 발표해 왔다.
외형적으로는 단색화이면서도 작업 초기부터 일관되게 회화작업에 수지, 플라스틱, 유리등의 비전통적인 매체를 적극 끌어들여 새로운 개념의 추상회화를 실험해온 그의 작업은 그런 의미에서 단색화 1세대들의 자연주의적인 경향의 회화와는 또 다른 지평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한국의 단색화 전”을 기획한 윤진섭 미술 비평가는 “장승택은 주의를 기울여야할 중요한 단색화 2세대 작가 중의 하나”라고 했다.
25년 이상 전업화가로만 활동해온 장승택은 단색화 2세대 작가 중에서도 꾸준히 붓을 사용하지 않는 작업으로 한국미술의 독특한 위치에서 회화의 영역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번에 발표하는 신작에서 아크릴물감과 특수 메디움을 재료로 ‘에어브러시 색면회화’를 선보인다. 작가는 네 구석과 옆면이 둥글려진 투명한 프렉시글라스 박스 위에 작가가 직접 특수 메디움과 섞어 만든 묽은 아크릴 물감을 에어브러시를 사용하여 수십 번의 겹으로 착색하는데, 매회 건조과정을 거치며 이 수십번의 겹은 모두 다른 색의 층들로 이루어진다. 그 결과 정면에서 보이는 작품은 단색화이지만 둥글려진 옆면에는 매혹적인 투명한 “색들”의 흘러내린 흔적들이 남는다. 전통적인 사각형으로서의 프레임을 거부하고 의도적으로 4각을 둥글린 틀의 형태는 일종의 오브제화된 회화처럼 보인다.
작가가 처음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수용성 재료와 제작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에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점액질의 물감과 메디움을 물에 희석하는 액화과정, 스프레이 건을 통해 분사하는 그 액체의 기화과정, 뿌려진 입자들이 가라앉아 마르며 굳어지는 고체화과정을 끝으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같은 재료로 액체, 기체, 고체의 형태를 넘나들며 작품을 완성해가는 이 과정들은 작가가 오랜 동안 보여준 회화에 대한 연금술적 태도와 매우 잘 어울린다.
장승택은 “빛과 색채는 회화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이지만 나의 작업에 있어서 그것들은 반투명한 매체와 함께 절대적 요소가 된다. 증식된 투명한 색채와 빛의 순환에 의한 물성의 구체화를 통한 정신의 드러냄이 내 작업에 진정한 의미이다.”라고 말한다.
장승택의 작업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보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표면화한다. 겹겹이 쌓인 켜들을 관통하는 시선은 시간을 거스른다. 그리고 공간을 건너간다. 켜와 켜를 따라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는, 그 적층의 연속성은 물질과 정신의 영역을 모두 관통하여 흐른다. 또한 이 안에 언제까지나 영원히 결빙되고 응고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하여 도달한 곳은 개개인의 내면 깊숙이 잠긴 작은 심연이자 이 세계의 심연들이다.
평론가 Jean-Louis Ferrier는 “장승택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지된 상태에서의 영혼과 바라보는 작업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각각 나타나는 외관과 빛의 감성이 절제를 통하여 표현된다. 빛에는 감각적인 요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영감과 지성을 함께 포괄한다. 즉 생명, 죽음, 존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빛은 일상에서 보여지는 평범한 빛이기도 하고 작품을 통해 전개되는 특수한 빛이기도 하다. 형태 안에서 섬광을 기초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빛은 현실을 사로잡는다. 바로 이것이 장승택의 화면에 나타나는 물질과 영혼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이같이 장승택의 작업 방식은 회화를 감상하는 우리의 습관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과 직결된다. 읽거나 이해하는 회화가 아니라 감각하는 회화다. 우리는 단순하지만 미묘한, 단색 같으나 단색이 아닌 빛과 색에 의한 장승택의 새로운 단색화 앞에서 모든 상념들을 놓을만한 각자의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Eric Suchere(미술평론가) 또한 “장승택은 결코 작품의 인지와 현실세계의 인지를 분리하지 않는다. 조형물, 그것은 우리가 잘 알듯이 세계를 모방하는 가상오브제이다. 그러나 그것 역시 하나의 예술의 결과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의 작업을 비극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인데 왜냐햐면 그의 작업이 있을 법하지 않은 오브제 안에 세상의 한 순간을 응고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외양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결코 평온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억제되고, 또다시 스스로 사슬을 푸는 세상의 술렁거림이고 또 다른 현대적 의미의 “판도라의 상자”로 보여지기 때문이다.”라고 평한바 있다
재료와 경험과 무의식이 빛으로 응축되면서 하나의 근원을 찾아가는 그의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은 마치 그 빛과 같은 투명한 색채에 의해 작품 스스로가 평온하게 때론 혼란스럽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현재 장승택은 현재 경기도 포천과 베를린을 오가며 작업 중이다.//갤러리 데이트 제공//
– 장소 : 갤러리 데이트
– 일시 : 2016. 4. 5 – 5. 4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