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동에 있는 티엘갤러리는 최해인 작가를 초대해서 ‘낯섦’이란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작년 7월 갤러리 아트숲 그룹전에서 본 작품도 몇 점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이번 전시 주제에 맞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고 낯선 것 보다는 익숙한 장소나 물건, 풍경을 선호한다. 하지만 가끔 낯선 장면들은 또 다른 기억 또는 감정의 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동안 최해인 작가는 언론매체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실과는 달리 최종 소비자인 소비자들에게 다다를 때는 어느 정도 왜곡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멈춰있는 이미지 속에는 우리가 보지 못했고, 보려하지 않았던 불편함과 그 낯설음을 나타내려 했다.”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이번 전시에는 ‘낯섦’에 대한 이미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화면에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이미지들… 흐린 날의 철도역을 배경으로 튀어나온 모자들, 길거리를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듯한 찌그러진 음료캔, 야구장이 아니 실내에서 투수의 손을 벗어나 관객에게 튀어나오는 야구공 등… 익숙하지 않은 장면들이 연속된다.
『현대사회는 비약적인 경제발전으로 소비문화가 확산 되었다. 무수히 많은 소비의 문화를 현재 우리는 하나의 작은 창으로 무분별하게 경험하고 있다. 디지털 창에는 각종 소비 스포츠와 브랜드들은 가상의 공간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들 속에서 영혼 없는 대중들은 그 안에서 생명체가 없는 마네킹 혹은 인형이 된다. 결국 캔버스에 튀어나오는 상징물들만 봐지는 것이다.』<작가 노트 중에서>
최해인 작가는 왜 익숙하고 편리한 장면이 아닌 낯설고 불편한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것일까? TV나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보는 뉴스들의 왜곡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려는 것은 아닐까. 어느 개그 프로그램 ‘불편한 진실’처럼 낯설고 불편하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사실을 찾을 수 있는 이번 최해인 작가의 개인전은 티엘갤러리에서 1월 26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티엘갤러리
– 일시 : 2015. 12. 29 – 2016.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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