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이배는 2015년 12월 8일(화)부터 2016년 1월 9일(토)까지 정혜련 작가의 ‘연쇄적 가능성-행성 Serial Possibility-PLANET’展을 기획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시간의 무화(無化)와 존재의 불확실성을 표현한 불규칙한 형상의 공간드로잉을 통해 시각언어가 지닌 내러티브를 모색한다. 불특정적이고 가변적인 장소에 펼쳐놓은 작가의 공간드로잉은 작가와 우리가 동시에 살아가는 세상의 구조에 대한 불확실한 연계성을 나타낸다. 형이상학적 삶의 통찰을 관람객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작가의 끊임없는 도전과 창작정신은 평단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정혜련의 작업은 인간의 자기규정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나온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해답을 자신의 삶의 방식이 차용한 환경에서 작동되어지는 우연적 움직임들에서 찾고자 한다. 물질의 생성과 변화, 개체간의 자율적이고 연속적인 상호작용에 대하여 주목하고 있으며, 물질세계와 비가시적인 정신세계를 포함하는 동작원리를 시각화한 유기체적 ‘가능태(可能態)’를 조형화하고자 한다. 따라서 형상화된 작업은 어떤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움직이고 변화해 가는 모든 것들에 의해 증식 가능하고 확장할 수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작가는 작가가 기억하고 상상하는 ‘세계’의 풍경을 선과 면으로 그려내고, 이를 입체화하는 일종의 ‘드로잉 조각’, 즉 공간드로잉을 펼친다. 공간드로잉 연작은 고정적이면서 역설적으로 흐름이 존재하는 탈시간성, 그리고 공간에 고착되어 있지만 오히려 탈공간성을 지향한다. ‘연쇄적 가능성 Serial Possibility – PLANET’ 시리즈는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휘는 광확산수지(발광 플라스틱) 폴리카보네이트를 재료로 공간 속의 선처럼 드로잉하고, 서로 얽히고 엮이어 입체구조로서 표현된다. 일정한 폭과 길이로 이루어진 흰색 폴리카보네이트 조각 수 백 개가 볼트와 너트로 서로 연결되어 상당한 길이의 비정형적 입체조각 형태로 증식된다. 구부러진 표면에는 가늘고 긴 플라스틱 선들이 외부와 지면을 향해 뻗쳐 있으며, 마치 살아 숨 쉬듯 가볍게 움직이기도 한다. 또 중심부로부터 붉은 빛이 발광하면서 마치 생명체의 원동력인 심장을 확대해 놓은 듯 보이기도 한다.
이번에 전시될 작가의 작업은 끊임없는 변화의 상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삶의 연속선처럼 리듬감 있게 변화하고 움직이는 기호로도 기능한다. 작가는 이와 같이 존재와 관계, 그리고 사유와 공존을 설명하고자 하는 일련의 작업을 통해 삶을 지탱해 온 무형의 규칙과 에너지를 인식하고자 한다. 작가는 ‘현실에 놓인 모든 것들은 서로에 의해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지니며 각각은 끊임없는 무언가를 발생시키고 있다. 발생된 반응들은 에너지가 되어 삶을 지속시키고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라고 부연한다.
정혜련 작가는 1977년 부산출생으로 부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에 선정되면서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송암문화재단 신진작가 선정, 봉생청년문화상, 하정웅청년작가상, SEMA신진작가, 부산청년미술상, 김종영미술관 2012 올해의 젊은 조각가 상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해외레지던시부문 작가로 선정되는 등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2년 이후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매 전시마다 깊은 사유와 자기성찰을 동반한 새로운 시도로 자신만의 고유한 독창적인 작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보도자료문//
– 장소 : 갤러리 이배
– 일시 : 2015. 12. 8 – 2016.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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