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展(해운아트갤러리)_20151128

구현했던 도시의 모습은 지독할 정도로 객관적입니다.
수직과 수평으로 구성된 선의 사용과 엄격한 배경색의 한정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근법이 적용되나 그것은 선의 사용과 색채의 활용으로 오히려 화면에서는 감쇄됩니다. 따라서 화폭에 등장하는 도로와 빌딩은 끝없이 펼쳐지지만 오히려 한계가 명확하게 보여 그것들의 집합은 평면적으로 느껴질 정도이며 무엇보다 화폭이 갖는 반전은 그 도시가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에겐 무척이나 익숙한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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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울의 삼성역, 홍콩, 뉴욕, 도쿄 등 과거 작품 속 도시의 모습은 그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곳입니다. 이렇듯 가장 번화한 도시의 한 복판을 그렸다는 점에서 반전의 효과는 더욱 증폭될 것이며, 그 반전의 끝은 바로 움직임이 상실된 멈춰버린 도시의 모습의 구현으로 보여 질 것입니다. 언급한 것처럼 구현한 공간은 분명 가장 발전되었다고 각인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모든 것이 증발해 버리고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습니다. 부재가 그 주된 원인이며, 이것은 앞서 이야기한 욕망의 바벨탑의 축성에 따라 상실된 인간을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저는 공간을 구축한 주체의 부재를 통해 결과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한시도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현대인들과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다면 무언가를 끊임없이 본다는 것으로 라캉의 거울이론에서 해석 된 것과 같이 현대인의 스마트폰을 통해 자아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확인의 굴레에서 벗어나면서도 중독을 벗어났다는 것을 인식 할 때 즈음에는 다 벗어버린 나체 속에 그려진 몽유도원도처럼 다시금 가상의 산수 속(몽유도원도) 욕망을 탐미 하려는 것으로 중독이 표현됩니다.//작가노트 중에서//

– 장소 : 해운아트갤러리
– 일시 : 2015. 11. 28 –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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