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기온이 음습하는 비 내리는 주말 오후, 어둠이 깔리면서 밖에서 바라본 갤러리 내부의 적당한 조명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달맞이언덕에 있는 갤러리 이듬에서 소멸기법이라는 독특한 판화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임영재 작가를 만났다. 울산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오랫동안 교수직을 맡고 있는 작가는 환갑의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말쑥한 외모였다. 임영재 작가의 판화작품은 유화물감을 사용하여 열 번 이상 찍기 때문에 두터운 마티에르가 생성되는데, 그동안 작가는 이러한 기법을 이용하여 꽃, 녹음, 대지 등을 표현 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개인전은 판화가 아닌 독특한 방식의 회화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또한 독특한 형식이어서 재미와 함께 원숙미가 담겨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회화와 입체를 섞어 만든 그의 작품에는 생성과 소멸, 그리기와 지우기,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을 담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생명력 탐구에 의한 기록’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있다. 그 내용적으로는 크게 7가지를 들고 있다.
1. 반복
– 쌓여진 시간성 : 생명력을 암시하는 이미지가 단편적 이거나 겹겹이 쌓여진 형태로 등장하여 시간성을 암시
– 흔적 남기기 : 그리고 지우기의 반복
– 생성과 소멸 그리고 생성 : 과거와 현재 연결하기, 오버랩, 화석, 과거유물 등의 이미지 차용
2. 생각하기, 만들기
– 과학, 문화, 건축, 인테리어
3. 가꾸기
– 화분, 밭
4. 움직이는 것
– 체조, 요가, 아지랑이 등
5. 신선한 것
– 예기치 못한 만남. 이국적 문화와의 조우. 그때그때의 이슈
6. 삶의 주변
– 풍경, 인물
7. 돋아나는 이미지
– 입체기법
전시장에서 만난 작품들을 감상하다보면 위 7가지의 주요 키워드가 곳곳에 숨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많은 스토리들이 담겨 져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작품을 보면 재미와 유쾌함이 느껴진다. 그 바탕에는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생명력이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 중간에 툭툭 솟아난 입방체의 아이콘들 역시 움트는 생명력을 시각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이듬에서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임영재(Im, Young jae 任英宰 1956~)
198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89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경력
개인전 32회
그룹전 500회
<주요전시>
2015 아테네 국제현대미술 아트페어 (그리스 아테네 Faliron Pavilion)
2015 홍콩아트페어 (Conrad Hotel)
2012 Korean Modern Art (코스타리카)
2011 Miami ART FAIR (미국 Miami)
2011 LA 아트쇼 (개인전. LA 컨벤션 센터)
2007 제7회 한국현대미술제-아트펀 스타작가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울)
2007 싱가포르아트페어 (개인전. 선텍 싱가포르 -싱가포르)
<수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및 ‘특선’ 수상
공간 국제판화비엔날레 ‘우수상’ 수상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 운영위원장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역임
한국 현대목판화협회장 역임
현 ; 울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
<주요작품소장처>
유엔한국총본부(뉴욕)
㈜이건창호
울산시청
외무부
서울 중앙병원
서울시립미술관
(주)텔레비데오(미국)
현대중공업
홍익대학교 박물관
삼성의료원
– 장소 : 갤러리 이듬
– 일시 : 2015. 11. 3 – 11. 1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