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환展(갤러리 화인)_20151030

오 재 환

그간에 저가 추구해 오던 우리의 산하를 나름의 추상적 해석으로 일관해 오던 작업의 방향을 회귀 본능으로 추상성을 포함한 실경을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변모를 모색하고 있지나 않은지 스스로, 그리고 조심스럽게 진단해 봅니다.

물론 작업의 표현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색채에 있어서는 선택 되어진 오브제를 그대로 혼용하였다는 것과 전통수묵산수화에서의 발묵, 절제된 선묘가 면으로 대신하는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3원(단원, 혜원, 오원), 3재(겸재, 현재, 공재)의 작품에서 우리의 전통사상과 자연주의를 표방하였던 화가들의 이른바 한국의 미를 대표한 걸작들이 요즘 나의 작품에서 차용되어지는 단골메뉴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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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국내외의 여행에서의 수확하여 인식하고 있는 잠재된 형상과 이미지 등을 가능하면 실체적 형상으로 표현하려 하였으며, 그리고 고향을 기억하며 가슴에 안고 20여년을 살고 있는 제주생활에서의 탈출이기도 합니다.

이는 한국의 산하에서 보여 지는 한국인의 전통적 정신세계의 바탕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고 그간 나의 작품소재가 되고 있음을 새삼 강조하려합니다. 형상에서, 색채에서, 나아가 정신세계를 포함하여 나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그 답을 찾아보려고 부단히 애써왔던 결실로 규명하려 합니다.

결론지어 본다면, 그간에 한국성에 대한 규명을 우리의 산하에서 추상적 조형적 언어로 풀어 형상화 해 보려 했으나, 결국에는 겸재 정선이 추구한 실경에서 그 답을 찾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른바 사의적 표현을 사실적 표현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표현재료나 기법, 방법의 모색은 여전히 한국화가 갖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개량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으며, 재료의 한계를 넘어 사의적 표현이 가능한 서양재료의 혼용이 그것입니다.

1. 바탕은 캔버스에 장지를 올려 발묵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버려진 옷감의 샘플들을 수집하여 적절한 색채계획과 화면구성에 어울리도록 접착제로 붙여나간다.
2. 석분과 아교액을 발라 화면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3. 이는 수많은 도침작업으로 노작활동이 선행되고 있다.
4. 이후 조개가루(호분)를 발라 착색이 원활하도록 한다.
5. 물론 이러한 전처리 과정은 그간의 수많은 스케치여행에서 수확한 실경스케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은 작품의 출발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6. 동양적 표현에서 일필휘지는 한 번에 모든 사유적 표현을 담아낼 뿐 아니라 선을 통하여 형상을 대신하고 있다. 나의 근작에서 보여 지는 선묘는 이를 근간으로 하고 있으나, 선의 확장성을 찾아서 면으로 대신하고 있다. 따라서 형상의 선묘는 면적을 가지고 있는 선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계절에서 느껴지는 색채는 최대한 절제하려 한다. 산을 오르다 보면 아래로 또는 올려다 보이는 산과 산, 계곡과 계곡들의 중첩이 그것이다.
7. 선과 선의 만남, 면과 면의 만남으로 중첩된 이미지는 우리의 산하에서 보고 느껴지는 실경을 바탕으로 하였으며, 전통의 산수화를 개량화 하려는 시도로 보아도 좋을 듯 하다. 물론 이번의 작품에서도 여전히 추상성을 포함하고 있다.//오재환//

– 장소 : 갤러리 화인
– 일시 : 2015. 10. 30 –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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