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한
지난 해 첫 번째 전시회
“존재의 표정展”에 이어 올해
내가 구상한 두 번째 전시회의 주제
“공명共鳴을 하다”는
점과 선과 면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서로 어떻게 공명하고 있는지에 관한
존재론적 탐문이다. 생물적 존재란
어차피 공간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존재가 아니던가.
자연이 만들어 놓은 선線 속에서
인간과 생물이라는 점點들이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었고
이들은 다시 우주로 표상되는
면面 위에서 아름답게 결합하고 있었다.
멈추어 있는 존재들과 움직이고 있는
존재들이 공간 속에서 마치 딱 한 번 가장 황홀한
교미라도 하듯 찰나적이면서도 결정적으로
융합하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 나는
아, 아름다움에 관한 직관적 발견은 바로
선 위를 걸어가는 점들로써만 가능한 것이었구나,
그리고 그 선 위의 점들을 우주적인 포용력으로,
아무런 인위적 장치도 없이 미장센해내는
면이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편
융합하는 찰나적 공간의 아름다움이란 반드시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것으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사실,
그래서 이번 작업에서 느낀 사진에 대한 나의 소회를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사진은 점선면이다. 거기에서 일어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경이로운 일에 대한 발견이다-라는 사실.
1년 여 사이에 새로이 찍은 사진이 많았다.
하지만 한 번 세상에 내 보인 사진을 다시 내 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배제하고 철저히
점과 선과 면의 공명이라는 주제적 범주 안에서 사진을 선택하였다.
이 과정에서 첫 번 째 전시회 ‘존재의 표정전’에 걸었던
꽤 많은 사진이 다른 사이즈, 다른 액자로 재구성되고 다른 질료와 다른
방법으로 프린트되었다.
점과 선과 면 위에서 사진적 공명이 사진을 보는 사람의 가슴에까지
미쳤으면 좋겠다. 그렇다손치더라도 나는 아무에게도 공명을 강요할 수는 없다.
아름다운 순간들을 목격하고 감흥을 느끼는 것도 가슴과 가슴으로 공명을 하는 일도
궁극적으로는 모두 사진을 보는 당신의 자유이자 당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공명의 순간,
구경적(究竟的) 구도의 마음으로
한 컷 한 컷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시적순간, 1000분의 1초들을 나는 찍었다.//김 한.
<약 력>
– 부산 출생
– 부산 남일고, 연세대학교 졸업
– 1000년의 인문학 비채 대표
– 충무로 카페브레송, 부산광안리 포우 등에서 그룹전 다수
– 2014년 12월 갤러리 조이에서 첫 번째 개인전
– 2015년 10월 현재 아트스페이스 갤러리 누리봄에서 두 번째 개인전(초대전)
– 장소 : 아트스페이스 누리봄
– 일시 : 2015. 10. 16 – 11. 8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