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mony of Flower展(갤러리 아인)_20150504

갤러리 아인에서 개성 있는 작가들이 분위기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주제 ‘Harmony of Flower’처럼 따뜻하고 상큼한 조화를 이루는 전시다. 작품 속 대부분의 꽃들은 꽃병에 꽂혀 있는데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은은하게 감상자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

지난 2월부터 두 달 간 매화를 그리는 김창한 작가를 따라 통도사, 원동, 구례 화엄사 등을 따라 다닌 적이 있다. 작가는 평범하게 보이는 꽃잎의 특성과 색상을 멋지게 표현하는데, 그의 작품에는 원시성, 순환과 윤회의 의미가 담겨 져 있다. 꽃이 작품으로 피어나는 순간을 몇 차례 경험한 필자는 이 번 전시에서 또 어떤 감동을 받을지 내심 기대가 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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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류제비, 김은기, 안광식, 신홍직 작가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안광식 작가는 작년 여름 해운아트갤러리에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 작가다. 당시 바다가 보이는 갤러리에서 빛에 반사되는 작품 속 바다와 하늘거리는 꽃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전시는 차분하게 꽃 병 속에 살짝 담겨있는 꽃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자연에서 느끼는 마음의 정화와 고요, 그리움을 바라며 반복해서 비워내고 버릴 수 있는 느낌을 담았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류제비 작가는 신록의 계절 5월에 딱 어울리는 작품을 선보였다. 화려한 꽃들은 꽃병과 유리 잔 등에 들어있으면서 빛의 투영을 강조하고 있다. 물속에서 굴절되는 줄기와 깊은 그림자는 마치 컴퓨터그래픽으로 표현되는 느낌과 과장된 색상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내로 그림자가 길어지는 시간, 주변은 다시 태어나고 움직임 없는 정물마저도 새롭게 느껴지게 한다. 금세 없어질 그림자는 더욱 길어지고, 쏟아지는 빛은 사물의 모습을 더욱 또렷하게 한다. 알 수 없는 리듬이 주변을 감싸고, 밝음과 단순함으로 가득 찬다. 나의 작업은 주변적, 일상적 사물들을 경쾌한 터치(추상성)와 섬세한 묘사(사실적)로 서로 상충, 혹은 조화시킴으로써 크기, 공간, 표현방식의 일관성에 대한 익숙한 기대치를 허물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정물화의 범주를 넘어 새로운 미적 체험을 가능케 하고자 한다.』<작가 노트 중에서>

김은기 작가의 파스텔톤 꽃다발들은 마음마저 풍성하게 한다. 그 속에는 남녀가 등장하기도 하고 여러 사물들이 들어 있기도 하다. 구석구석 잘 찾아보면 재미있는 얘기보따리들이 들어 있을 것 같다. 마치 선물 한 다발을 받은 느낌이다. 신홍직 작가는 강렬한 자연 풍경이 특징적이다. 특히 붉은색을 잘 사용하는 편인데, 이번 전시에서도 붉은 꽃잎이 등장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구상적인 정물화와 풍경을 그리는 작가는 추상성을 가미하여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작가는 배경을 원색적으로 그려내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그린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생명력이 강조된다.

이번 전시에서 본 작품들은 30~40호 정도의 아담한 사이즈로 ‘집에 걸어 놓으면 참 보기 좋겠다’라는 느낌의 작품들이다. 갤러리 아인은 해운대구 중동 중앙메트로하이츠 상가에 위치 해 있다. 접근성이 좋아서 직접 방문해서 작품을 감상 해 보기를 추천한다. ‘5월의 향기’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다.

– 장소 : 갤러리 아인
– 일시 : 2015. 5. 4 –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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