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展(부미아트홀)_150203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있는 부미아트홀에서는 강동석 작가의 목판화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작가는 SNS를 통해 예전부터 알고 있던 터라 처음 만났는데도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이처럼 느껴졌다. 작가는 작년 부산 미협에서 주관하는 제 1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었다. ‘오늘의 작가상’은 최근 3년간 전시발표와 활동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심사위원들의 토론과 합의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동안 꾸준하게 작업을 해 온 작가에게는 뜻 깊은 상이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상을 수상한 기념으로 개최하는 개인전이다.

판화는 수작업이 많이 가는 분야라서 지난한 노동을 필요로 한다. 특히 일부 작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팔의 인대 손상으로 인해 회화로 전향하기도 한다. 또한 목판화 작업은 거의 목수와도 같은 체력과 기술을 요한다. 강동석 작가는 유난히 큰 작품들이 많은데, 짧은 드로잉 시간에 비해 판각 작업은 많은 땀과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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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새’ 시리즈 전시 이후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위해 인물에 집중 해 왔다. 3개월 동안 전시를 준비하면서 집에서는 드로잉을 하고 작업실에서는 프링팅 작업을 병행하면서 짧은 기간 동안 상당히 많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작가는 최민식 사진작가의 작품집을 보면서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 표정, 삶의 애환을 보는 순간 ‘아! 나도 그렇게 살아 왔는데, 왜 이런 소재를 외면했던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한다. 이후 이번 전시를 위해 인물 작업을 집중적으로 주력해 왔다.

“예전 해운대에서 만난 어느 스님과 부산에 처음 내려왔을 때 만났던 노숙인과의 인연을 계기로 인물 작업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평소 존경했던 이중섭, 알베르 카뮈, 파블로 카잘스, 번스타인 등을 모델삼아 작업 했습니다. 이 분들은 생전 개혁적인 사고를 가진 분들입니다. 나 자신도 그런 변화를 추구하고 있어서 동질성을 느껴서 제 작품 속에 등장시켰습니다.”<작가 인터뷰 중>

때로는 강렬한 굵은 선으로, 때로는 섬세한 선으로 인물을 표현한 작품들은 판각만큼 색상도 강한 느낌을 준다. ‘증명사진’ 시리즈는 인물의 각 표정 속에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거칠고 왜곡적인 기법을 사용했고, ‘노숙인’ 시리즈 작품 속 인물들은 붉고 검은 잉크를 사용하여 그들의 삶의 애환이 물씬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가는 프린터를 할 때 프레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발로 눌러서 새기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작품의 크기에 제약을 덜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큰 목판의 무게와 사이즈를 볼 때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을 것이다. 강동석 작가는 늘 꿈을 가지고 실현에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인드로 인내하면서 꾸준히 작업해 오고 있다. 그의 따스한 시각이 다음번엔 어떤 소재를 찾을지 기대 해 본다.

– 장소 : 부미아트홀
– 일시 : 2015. 2. 3 –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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