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은展(아리안 갤러리)_20250415

//작가 노트//
– 섭리의 구름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시간으로 가득 차 있다. 그 하얀 공기 덩어리는 변화무상한 모습으로 다가와 시간 속으로 흐른다. 새벽에서 밤으로 봄에서 겨울로 시간을 거슬러 파괴되지 않은 태초의 시간으로 흘러간다. 태초는 시간의 시작을 의미하며 천지는 공간의 시작을 의미한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 창조되었다. 피조물들을 시간 안에 그리고 공간 안에 묶어놓으심으로 피조물들의 창조주 되심을 나타내셨다. 깔뱅은 ‘하나님의 영원한 예정’(De aeterna praedestinatione Dei)에서 섭리를 창조주가 이 땅에 진행되는 것을 안일하게 구경하신다는 뜻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 놓은 이 세계를 다스리고 계신다는 뜻이며,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통치하시며 다스리시고 운행하신다는 창조론에 기초를 둔다.

구름 이미지, 하얀 공기 덩어리는 구약의 “루아흐” 성령의 속성을 드러낸 것이다. 루드비히 쾰러(Ludwig Koehler)는 “영”이 기상학적인 기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영”은 숨이나 바람을 가리키며, “영”은 생명력을 가리키기도 하고,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한다. 신약시대의 고전 헬라 문헌에서는 호흡과 바람을 분류하면서도 “호흡”을 생명의 상징으로“움직이는 공기,” 즉 미세한 바람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해된다. 따라서 고대인들은 움직이는 공기와 연관된 의미로서 루아흐의 어원적 기원과 발전을 “호흡”으로 본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본 구름 이미지는 창조주의 섭리를 따라 운행하는 움직이는 공기가 생명과의 호흡을 나타낸 것이다.//이근은//

장소 : 아리안 갤러리
일시 : 2025. 04. 15 – 0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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