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展(레오앤 갤러리)_20250415

//전시 소개//
4월이다. 무채색의 긴 겨울을 지나 유채색의 봄이 오고, 이제 더 짙은 색으로의 향연의 계절로 가고 있다. 모든 것이 채워지고 풍성해지고 가득해지는 시간들이다.
‘색을 탐하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색채와 미에, 부드러운 여인의 동적인 곡선미를 멋들어지게 표현해 내고 있는
김진희 작가의 전시를 연다. 언뜻 보면 우선 강렬한 색에 이끌린다. 그리고 가녀린 여인, 부드러운 곡선의 동작, 열정의 생각을 분출하고 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한국적이면서도 독창적이고, 강한 색채이면서도 부드러움이, 여인이지만 힘이 넘치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색은 우리에게 기운과 감성을 전달한다. 그 고유의 색상마다 의미가 있고, 힘이 있고, 위안이 있다. 작가는 이런 색을 통하여 시대의 고민과 창작의 열정을 표현하고 있다.
색의 열정과 갈망만큼 작품을 감상하는 우리의 감성 또한 갈망하고 있지는 않는지…

레오앤 갤러리에서 작가의 ‘色貪’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레오앤 갤러리//

//작가 노트//
무채색의 겨울을 지나 유채색의 봄이 오듯,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 또한 변화하고 채워지는 시간을 겪습니다. 이번 전시 ‘색을 탐하다’는 바로 그 색의 여정을 따라가는 여정입니다. 저는 화가로서 색으로 말을 합니다. 시각예술의 본질이 그러하듯, 색은 감정과 사유를 전달하는 강력한 언어입니다.

제 작업은 여성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그 여성은 단순한 외형적 존재를 넘어서 내면의 감정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고 있는 존재입니다. 여성이 간직한 삶의 무게, 열정, 희망, 그리고 꿈을 ‘색’이라는 매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제목도 ‘색을 탐하다’로 정하였습니다. 이는 곧 ‘존재를 탐구하다’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림은 점, 선, 면, 그리고 공간으로 이루어지는 예술입니다. 그 중에서도 색은 작가가 구상한 세계를 가장 직관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저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전통 천인 ‘모시’를 화판 삼아, 그 위에 스케치를 하고, 점차 색을 덧입히며 이미지를 완성합니다. 모시는 우리 전통의 섬유로서 그 자체가 하나의 색감을 지니며, 그 위에 서양의 재료인 오일을 입히는 방식은 동서양의 조화이자,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의미합니다.

여성은 전통적으로 음(陰)에 비유되어 왔습니다. 음은 차분하고 생명력을 머금은 존재로, 끊임없이 순환하며 세상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이는 곧 여성이 가진 생산성과 연결됩니다. 제 작업 속 여성들은 족두리나 비녀를 꽂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생명의 순환과 자연의 질서, 그리고 여성의 내면적 강인함을 상징합니다.

그림 속 새는 자유를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는 여성의 꿈을 표현하기도 하며, 평화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곧 제가 꿈꾸는 유토피아, 즉 여성과 남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자연과 평화의 세계를 그려내는 방식입니다. 급진적인 페미니즘이 아닌, 상호 존중과 조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균형 잡힌 세계를 지향합니다.

저는 한국이라는 문화적 토양 위에서 작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정체성을 되새기며, 전통 문양과 조형 요소들—십장생, 청둥오리, 꽃과 같은 문양들—을 작업에 녹여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지 장식이 아닌, 선조들의 지혜와 기원이 담긴 정신적 유산입니다. 그것을 다시 들여다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저의 창작의 큰 축입니다.

결국 예술은 ‘자유’를 지향합니다. 저는 평화로운 상태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유가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전쟁과 폭력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보듬는 세계, 그 속에서 여성의 꿈과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 작업의 본질이며, 이번 전시 ‘색을 탐하다’를 통해 관람객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메시지입니다.//김진희//

장소 : 레오앤 갤러리
일시 : 2025. 04. 15 –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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