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길이라는 테마로 작업하기 전, 작품 이미지는 자아 인식에 대한 외부 세계와 연결된 범주 안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엄마로서 또는 주부로서 그리고 미술을 가르치는 지도자의 역할을 하는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에 대하여 반문하는 정체성 혼란의 시기였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강한 틀을 깨부수고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은 강한 욕구는 추상 세계에 대한 동경이었다. 긴 슬럼프 후에야 드디어 길을 만나 ‘길-intro’의 추상 작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무위자연의 세상을 꿈꾸는 나는 작품을 구상할 때, 자연을 어떻게 담을까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작품의 방향을 찾아가며 고민한 흔적은 작품 속에 스며들어 작업의 길로 이어진다. 오브제로 사용한 나뭇가루가 그렇다. 오래전 살다 간 이 땅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깊은 색과 질감은 물감의 색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한 존재감으로 화면을 채워준다. 물감의 색과도 잘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색감을 연출해 주는 나뭇가루는 작품에 좋은 질료가 된다.
흔적, 사라져 가는 또는 지워져 가는 아련한 것에 대한 그리움은 아름답다는 화두를 잡고, 그동안 작업한 100호 작품들의 흔적을 한 자리에 펼치는 대작전이다. 이번 전시는 어떤 길을 보여주게 될까? 20여 년의 세월 동안 구상에서 추상이 되어 가는 과정의 길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전시, 그것은 꾸준히 걸어온 내 삶의 흔적이며, 지나온 길의 여정이다. 거기에는 아픔도 담겨 있고,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자유롭게 길 떠나는 내가 길 위에 서 있다.
“새는 바깥세상으로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나 날고 싶은 욕구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있어 자유로움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손영미//
장소 : 북구문화예술회관 오픈갤러리
일시 : 2025. 03. 25 – 04. 0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