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작가는 자연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의 이미지를 활용해 명상적인 시공간(視空間)을 구현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번 낭만시간연구소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는 ’밤’이라는 상징적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시 제목인 <밤의 찬가(Hymns to the Night)>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노발리스(Novalis, 1772-1801)의 시집에서 참조한 것이다. 밤의 찬가에서 노발리스는 밤을 단순한 어둠이 아닌,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공간으로 묘사한다. 이는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어두운 순간을 ‘밤’이라는 시간에 빗대어 표현한다. 그는 좌절과 어려움이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이며, 이를 마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밤은 단순한 끝이 아닌 새로운 아침으로 나아가는 과정이자 자연의 순환 속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시간이다. 이러한 밤의 속성을 통해 작가는 삶의 어두운 면이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직면해야 할 본질적인 현실임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밤을 다양한 형태로 시각화한 회화 작품들로 구성되며, 밤의 이미지를 통해 관람객이 내면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명상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밤의 흐릿한 경계 속에서 자신만의 내면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체험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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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위한 조각 글//
밤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했었습니다.
어둠의 흐릿함은 깊은 심연으로 빠지게 하는 힘이 있어서, 잠들지 못하는 시간만큼 고민하며 그 순간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어둠에 적응하고 나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그 시간이 아니었다면 알 수 없었을 것들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제가 지나온 밤의 이미지들을 모아 엮은 작은 이야기입니다. 방황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밤의 시간 속에서 의미란, 삶의 모순을 직시하고 받아들일 때 얻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던 과정들을 작업으로 나타내며 그림들이 작은 조각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조각에 불과하지만 더 많은 어둠이 지났을 땐 무수한 별을 품은 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밤을 무한한 잠재성을 지닌 공간이라 말했던 시인의 말처럼, 어둠을 품고 무한한 미래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밤을 찬가하는 마음으로.//손유하//
장소 : 낭만시간연구소
일시 : 2025. 02. 15 – 03. 09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