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展(M543 갤러리)_20250204

//작가 노트//
움푹 들어가서 미처 발견되지 못하였지만 그래서 아주 편한 그 곳. 기존에 선점되지 않았던 그 지점을 찾아내서 시선이 그 곳에 닿을 수 있도록.
편하다는 것은 마음의 편함을 뜻하기도 하지만 신체를 감싸 안는 물리적인 지점인 동시에 치열한 투쟁의 끝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물리적, 심리적 “편한” 곳이 아닌 그 자리를 얻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치열함을, 혹은 치열하게 균형을 찾는 과정. 의자는 지나치게 화려한 색들과 꿈틀대는 욕망을 표현하는 듯한 뒤엉킨 형상으로 인해 선뜻 앉기 꺼려지지만 앉았을 때, 의외의 물리적인 편안함과 동시에 불편함이 있다.

앉기도 기대기도 애매한 크기, 높이, 반복되는 바느질, 반복적으로 뒤엉키는 인간의 몸짓, 그 속에 꿈틀대는 인간의 욕망과 생명력. 이 물리적이고 치열한 투쟁의 끝에 비로소 얻은 것은 고작 쭈그려 누을 수 있는 자리 하나.
혹은 결국은 가지지 못했던 작은 의자.
의자는 신체를 감싸 안는 물리적인 지점인 동시에 치열한 투쟁의 끝에 비로소 찾아오는 정신적 균형을 이루려는 행위, 각자의 방식을 찾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풍경을 제시함으로써 치열함과 편안함의 간극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를 바란다.
모든 아름다움에는 필연적으로 베일과 가림에 의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수 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직접된 특징없는 흔적과 꿈틀대는 인간의 욕망과 생명력이 뒤엉켜 부서지고 사라져 가는 공간들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인식하는 것 중에는 어쩌면 모든 것을 알지 못하게 “적당히” 가리워졌거나 혹은 잊혀지거나 사라져 버릴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사라지고 잊혀져서 또 다시 무언가가 자연스럽게 생겨날 가능성 그리고 앞으로 또 사라져 갈, 수많은 사연들과 그 속에 꿈틀대었을 것들이 슬프고 아름답다.//김소영//

장소 : M543 갤러리
일시 : 2025. 02. 04 –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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