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2차 포토세션 이후, 거의 모든 사진작가들이 스트리트 포토와 퍼스널 다큐멘터리에 집중했습니다. 저 역시 학교에서 그것이 진정한 사진이라고 배웠고, 자갈치시장에서 최민식 선생님과 촬영도 함께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사진작가는 그의 사진이 온전히 창작품인가, 아니면 타인의 구성과 작가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사진을 전달하는 메신저일 뿐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스트레이트 포토에서 한계성을 느끼고, 제 생각과 스토리, 그리고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기 위해 처음에는 연작 사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작업하다 보니 사진이 많게는 20점까지 늘어나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최근에는 시리즈로 구성하여 작품을 계속 늘려가고 있습니다.
결국, 사진 한 점에 스토리를 담기 위해서는 ‘재구성(re-composition)’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렇게 제 사진은 회화적 사진이 되었습니다. 학생 시절에는 회화주의적 사진이 금기라고 배웠습니다만, 창작을 하면 할수록 그 금기는 저를 억누르는 굴레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사진 발명의 초기 시기로 회귀하게 되었습니다.
오스카 구스타브 레일랜더, 헨리 피치 로빈슨으로부터 시작되어 듀안 마이클스와 제리 울스만, 그리고 현대의 데이비드 호크니까지. 제 작업은 이들과 결은 다르지만 유사한 계통에 있다고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우리나라 공모전에서는 합성 사진을 출품할 수 없습니다. 이를 조작이나 사기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표현주의적 재구성이 조작이 아니라 예술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시작품 소개//
시리즈별로 몇 점씩 전시할 계획입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전시 기회가 자주 주어지지 않기에, 이번 전시는 더욱 특별합니다.
“죽음” 시리즈: 하늘계단, 절반의 죽음외죽음을 인지하면서 지금의 시간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표현.
“Horizon” 시리즈: 화합, 조화, 관계 구성등 수평적 상태를 표현 (3점, Society외)
“Don’t Kill Me” 시리즈: 죽어가는 길고양이 시리즈 (3점 전시). 닭, 소 등 인간은 너무 많은 동물을 자의로 혹은 타의로 죽이고 있습니다. Don’t Kill Me시리즈는 지속적으로 작업 중입니다.
“기억의 상실” 시리즈 중 1점: 점점 잊혀가는 추억과 기억을 사진으로 표현.
그 외 싱글 사진들과 비현실적 풍경들 등등.
장소 : 이웰 갤러리
일시 : 2024. 12. 20 – 12. 31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