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展(부산경찰청 전시실)_20241209

//작가 노트//
마음이 지치던 날 길가에 앉아 풀을 바라봤다.
매일 무심코 지나치던 평범한 풀숲이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속에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풀들과 작은 곤충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멀리서 볼 땐 그저 풀이었던 그들은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 다양한 모습으로 자생하고 있었고 풀이 주는 싱그러움과 생명력은 나에게 큰 위로였다. 그렇게 풀을 그리게 되었다.

나는 동양화론의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추구한다. 한지에 먹으로 필선을 그어 풀이 주는 생명력을 나의 느낌으로 전달하고 싶다. 이름 모를 풀 하나하나가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답듯이 이름 모를 사람들 역시 그렇다. 크게 돋보이지 않아도 이미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강하다. 내가 풀에게서 받은 위로가 내 작품을 보는 이에게도 닿길 바라며 한 획, 한 획을 긋는다.//한승주//

장소 : 부산경찰청 전시실
일시 : 2024. 12. 09 –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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