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모래시계를 뒤집듯 나를 뒤집는 시간 _ 타임테이블
‘모래시계를 뒤집듯 나를 뒤집는 시간.
이 시간이 나의 작업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나를 스쳐 간 무수한 요소들이 난무하는 정리될 수 없는 무한한 그곳,
내 마음 그 깊은 어딘가에 막연히 그물을 드리우는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공간을 잘라 오기도 하고, 새알 같은 것을 채집하기도 하고,
기억을 꺼내 오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모든 것들에는 내재된 동질성이 존재했고
나는 그것들을 신비한 타원구로 표현해냈다.
이런 타원구들이 그물에 걸려 싱싱한 물고기들처럼 반짝이며 올라올 때
나는 희열을 느끼지만,
그들이 캔버스 위에서 생생함을 잃고 박제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 나는 지친다.
그들을 나의 그림 속에 생생하게 살아 헤엄치게 하고 싶다.
이를 위해
모래시계를 뒤집는 시간이 반복되고
나를 뒤집는 시간이 끝없이 반복된다.’(작가노트 발췌)
작가가 매일 지나간 달력에 맞춰 그림을 그려온 36여 년의 시간을 나눈 조각들을 하나로 모아보는 타임테이블_전은 손광배의 작업시간과 과정을 유추해 보며 작품을 통해 상상과 우연의 감지할 수 없는 기쁨을 발견해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많은 관람 바랍니다.//갤러리 하스//
//평론_윤우학//
손광배의 작업은 사물의 형태들.
예컨대 식물이나 동물, 혹은 광물들의 모습을 인간의 이미지와 혼재시켜 그들 내부의 어떤 동질성을 시각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서로 다른 외형을 지닌 이질적인 존재들이 그 내적으로는 서로 같은 본성을 지닌다는 일종의 일원론적인 시각이 바로 그의 작업적 특징이라는 말이며 그는 이러한 시각을 캔버스 위에 자유롭고 생명감 있는 필치를 통해 구체화시키고 있다.
기실 그에 화면에는 여러 가지 사물들의 부분적 의미들이 기묘하게 결합하여 조금은 생경하고 낯선, 또 다른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는데 그것은 초현실주의 그것처럼, 엉뚱하고 생경한 느낌을 주는 차원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딘가 친근하고 익숙한 느낌을 던지는데 특징이 있다. 아마도 그는 이질과 동질의 표현을 위해 그와 같은 역설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듯하며 그의 화면은 백색을 주조로 통일되면서도 그 내부에 다양한 색상을 잠재시키고 있는 예가 바로 그것을 뒷받침하고도 있다.
사실 사물의 내재적인 동질성을 찾는 일이라면 오히려 언어적인 개념 표현이나 과학적인 물리법칙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빠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손광배는 그러한 표현은 오히려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이라 생각하여. 보다 직접적이고 감성이 작용하는 체험을 통해 하나의 공감대 속에서 그 동질성을 찾아가려는 의지를 그러한 시각 속에 남긴 것으로 생각한다.//윤우학//
장소 : 갤러리 하스
일시 : 2024. 11. 16 – 12. 19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