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스페이스 이신에서는 파리에서 거주하며 꾸준히 활동 중인 정창기 작가의 “식물성 스카이라인(Vegetal Skyline)” 전시를 11월 6일부터 11월 21일까지 선보입니다.
정창기 작가는 2011년 아를 국제사진페스티벌에서 ‘약속’ 시리즈로 사진전을 연 뒤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꾸준히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중앙대학교와 일본 도쿄 비주얼아트에서 사진을 공부했으며, 광고 스튜디오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예대와 상명대에서 암실과 기초실기를 가르친 경험도 있으며, 대통령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유명 예술가들을 촬영했습니다.
1990년 첫 개인전에서는 인물사진을 선보였지만, 1995년 이후로는 점차 정물사진에 관심을 두며 인물 대신 정물을 담는 작업에 집중해왔습니다.
정창기는 여전히 인물사진가로 불릴 수 있습니다. 이는 그의 새로운 연작 “식물성 스카이라인(Vegetal Skyline)”을 접했을 때도 드러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겸손히 자신만의 초상화 갤러리를 공개합니다. 이 갤러리를 통해 우리는 그가 나뭇잎, 풀, 가지, 구름, 달 등 각 주제에 기울이는 섬세한 관심에 놀라게 됩니다.
화가처럼 그는 모양, 획, 선, 질감에 중점을 둡니다. 자연은 그에게 무한한 예술적 영감을 주는 원천입니다. 그의 작품에서 자연은 하늘을 향해 열린 창문처럼 작품의 중심인물이자 배경이 됩니다. 이를 통해 각 주제의 친밀한 본질과 독창성을 포착합니다. 조용한 대화를 통해 그는 자연을 길들이고 승화시키며, 달은 강렬한 빛을 내뿜고, 구름은 사라지면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식물은 우아함과 불완전함을 동시에 선사하며, 낮은 밝음 속에서 어둠의 그림자를 물들입니다. 반대로 어둠은 전기불처럼 밝게 빛나기도 합니다.
이 시리즈에서 흑백 사진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다양한 색상이 눈길을 빼앗는 대신, 회색과 옅은 색조의 그라데이션이 깊고 신비로운 검은색과 대비를 이루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정창기 작가는 달빛 아래 산책하는 밤이나 이른 아침의 안개 속으로 관객을 초대하며, 달의 신비로운 모습을 탐구합니다.
빛과 그림자의 유희에서 오는 강렬한 에너지는 정창기의 작업을 특징짓습니다. 그의 사진은 자연의 힘을 확대하며 미묘한 속삭임마저 담아냅니다. 또한, 그의 미니멀하고 감성적인 구성을 통해 한국 문화의 영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달항아리처럼 단순하고 우아한 선의 시적 모습이나, 사찰의 조화로운 실루엣을 추구하는 그의 작업은 부드러운 우울함을 띱니다.
정창기 작가는 완벽주의자로, 자연을 기념하기 위해 뽕나무로 만든 코조지나 한지를 사용하는 등 그의 작품에서도 이러한 완벽주의가 엿보입니다. 자연이 자연을 기념하고 전시하는 방식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작품 제목 역시 작가의 상상력과 유머를 엿볼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죽느냐 사느냐”, “보디가드”, “밤의 여왕”, “하늘로 가는 사다리”, “구름 낚시”, “게임, 세트 앤 매치”, “달 사냥”, “바람개비”, “구름과 바람둥이” 등은 작품의 유쾌함과 상상력을 드러냅니다.
정창기 작가는 이번 ‘식물성 스카이라인’ 시리즈를 통해 현대 자연의 경이로운 초상을 해석합니다. 그는 자연을 의인화하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간 본성에 대한 놀라운 우화를 이미지로 표현합니다.//스페이스 이신//
장소 : 스페이스 이신
일시 : 2024. 11. 06 – 11. 21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