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수展(한새 갤러리)_20241023

//작가소개, 글 양희주//
언제부턴가 그는 “결” 따라서 흐르고 있다. 그것은 물결일 수도, 바람결일 수도 있다. 또 그것을 숨결이라고 해도 결코 틀렸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쨌든 그는 이제 “결”과 더불어 흐를 뿐이다.
그는 “모든 것은 흘러야 하고, 또 흐르는 가운데서 ‘결’ 은 태어나고, 그리고 그 ‘결’ 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을 가득 채우거나 비워낸다” 고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는 이 마음에 따라 “결” 은 갖가지로 드러난다. 어떤 이는 아름다운 빛깔로, 또 어떤 이는 해와 달 같은 빛으로, 그렇지 않고 구름이나 곰솔과 같은 사물로 느낄 수도 있다.
그가 “결”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고비가 있었다. 세상이나 자신에 대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맞닥뜨림을 하던 거친 시절도 있었다. 세상을 못마땅해 하다 보니 이리저리 휘둘리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 “세상 사람들은 무엇이 참된 것인지 별로 알려하지 않는다” 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는 남들 탓을 하지 않는다. 그는 그냥 떠돌기로 했을 뿐이다. 사람과 만나도 거기에 머물지 않았다.

그럴 무렵 자연을 만났다. 처음에는 산과 강과 구름들을 만났다. 그럴 수 없이 맑고 깨끗하던 어릴적 고향의 산과 강이 그리웠을까. 그러다가 해와 달과 솔바위며 곰솔도 만나게 됐다. 그들과 만날수록 그렇게 기꺼울 수가 없었다.
그런 느낌을 그는 보이는 달과 해와 함께 자신만이 만나는 “마음달”과 “마음해” 로 보여 주기도 했다. 한 때는 거센 바람결에 빠져드는 듯 마음을 내더니만, 거세기만 해서는 마음보를 그르친다고 생각해서인지 주춤하다. 그렇지만 그는 싫증내지 않고 산을 오르내리고 강가를 거닐며 오래 머물러 있다.
그 뿐이다.
그는 이제 머물러 살겠다느니 어디로 가고 싶다느니 하는 생각을 저만치 밀쳐버린 듯하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그의 마음자리를 얼마나 읽어내는가 하는 숙제만 남은 것 같다. 그냥 “결”을 따라 가볼 수 있는 데까지 가보는 일밖에 달리 길이 없어 보인다.//양희주//

장소 : 한새 갤러리
일시 : 2024. 10. 23 –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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