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rative : Endless Journey展(이젤리)_20240925

//전시 소식//
세계적으로 MZ세대의 미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가는 가운데, 이들의 젊은 취향에 부합하는 갤러리 ‘이젤리’를 부산 수영구에 오픈하게 되었다. MZ 세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위주로 전시하여 젊은 미술애호가들과 소통하며 교류하는 장이 되길 바라며, 첫 개관 전시로 복잡한 삶 속에 내재된 불안과 내면적 갈등을 각기 다른 희망적 서사로 풀어내는 고은주, 유화수, 크리스 미소 작가의 ‘Narrative: Endless Journey’ 전을 개최한다. 코로나 이후로 불가피한 고립과 단절의 시기를 겪고 불안정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3인의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결국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같이 극복하고, 보듬어주며, 마음의 평안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는 있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긍정적인 삶의 의미를 부여해주는 고은주 작가는 일상적으로 생기는 자신과 가족의 안녕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전통적인 기원문화의 ‘부적’, ‘설위설경’, ‘지화(紙花)’ 등을 예술적 도구로 차용한다. 우리 전래의 보편적 상징성과 대칭 구도, 오방색의 조화로움을 작품에 담아내는 작가는 비단에 석채를 이용한 동양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각 작품마다 상징성을 지닌 도상이나 문자를 대칭적으로 배열한다. 이 외에도 유럽의 전통적인 문양을 비롯해 새, 해마, 꽃, 나비 등의 이질적인 모티브들을 정교하게 묘사하여 형상화함으로써 부적이 가진 기묘한 느낌을 극대화시킨다. ‘금수저기원부’, ‘재물부’, ‘오늘도 맑음부’와 같은 작품 제목처럼 소망과 염원을 실현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며,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위로하고 앞날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잠재적으로 진정 시켜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유화수 작가는 반복되는 일상과 습관적인 행동, 불합리한 상황 등과 같이 현실적인 삶을 구성하는 모든 환경적 요소들에서 작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불안감이나 도피하고 싶은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Unrealistic space(가상 공간)’ 시리즈를 구상했다. 경험이나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한 소재들에서 받은 느낌이나 이미지들의 변형된 모티브들을 사각 또는 원형의 캔버스 위에 유화채색과 천으로 된 오브제를 덧붙여 콜라주 형식으로 구현해냄으로써 비현실적인 ‘가상 세계’를 창출해낸다.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꽃과 말, 아이들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각자 둥둥 떠다니는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말들을 채집하고 있으며, 유희를 위해 이곳저곳 여행한다. 말들은 자기 자신을 주변 환경 속에서 위장하고 있으며, 쉽게 잡히지 않으려 한다. 작가는 ‘그리기’와 ‘패브릭 오브제’를 덧붙이는 행위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수많은 제도들과 관념 사이에서 지쳐버린 대상들을 소년소녀로 위장하여 유희를 찾아가는 상상적 공간, 즉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작가만의 스토리들을 담아내고 있다.

크리스 미소 작가는 유럽의 신화나 고전들의 풍자와 철학이 담긴 이야기들을 비롯하여 역사, 정치, 영화 등 다양한 주제들을 동물 캐릭터로 의인화하여 작품에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고양이, 개, 토끼 등과 같은 동물 캐릭터들은 관람객으로부터 관심을 끌어내어 공감을 이끄는 매개체이자 서사를 이끌어주는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인간을 모티브로 했을 때, 인종, 계급, 연령 등 누군가의 정체성이 투영되어 작가가 의도하고자 했던 본질적인 의미가 왜곡될 수 있으므로, 작가는 선입견 없이 작품의 스토리텔링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동물들을 모티브로 묘사해오고 있다. 작가는 우리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수도 있는 인물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각 작품의 캐릭터가 삶의 주인공들이며 그들이 품고 다양한 스토리들을 알아가기를 바란다. 작가는 나무판넬 위에 젯소칠과 샌딩 작업으로 네, 다섯 겹의 베이스를 만들고, 아크릴 과슈와 아크릴 잉크를 이용하여, 작품의 밀도감과 디테일을 표현해낸다.

고은주 작가는 1983년 이천 출생으로 동덕여자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조형예술학 박사를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대학교 회화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외로 10여회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였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보령 Art bank, 곽재선 문화재단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유화수 작가는 1989년 부산 출생으로 단국대학교 예술대학과 국민대학교 대학원 회화학과를 졸업하였다. 5회의 개인전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싱가포르, 홍콩, 중국 등 세계 유수 아트페어들을 참가하며 국제적으로도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크리스 미소 작가는 1984년 캐나다 오타와 출생으로 일본 무사시노미술대학 조형학부를 졸업하였다. 2회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태국, 한국 등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부산을 기점으로 작가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국제적 행보가 기대되는 작가이다.//이젤리//

장소 : 이젤리
일시 : 2024. 09. 25 – 1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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