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아름다움과의 화해(和諧)
작업 ‘관계’ 연작 시리즈에서 ‘들여다보기’라는 방식으로 자연과의 소통방법을 추구해왔다. ‘들여다보기’의 방식은 나 자신이 자연의 관점에서 세계를 봄으로써, 자연이 더 이상 남이 아니고 내가 자연임을 깨달을 수 있게 한다. 세계와의 관계를 좀 더 자세하고 정확히 보기 위한 ‘들여다보기’의 방법을 통해, 이미 나는 없고 세계와 자신이 하나 되는 경지를 만나게 된다.
이번 전시작업도 그 연장선상에 있고, 주된 이야기는 아름다움과의 화해(和諧)이다. 아름다움이란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 것이고, 화해(和諧)는 대상과 어울려 하나 됨을 의미한다.
아름답다는 것은 절대적 기준이 있을 수 없고, 아름다움을 위해 산다고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인간 능력의 자유롭고 조화로운 놀이이고, 아름다움이 우리들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는 말은 진리이다. 각자의 개인적 기준에 따른 것이지만, 아름다움은 행복을 넘어 삶의 이유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미적(美的) 감동의 순간, 대상과의 관계를 분석하지 않고 그것들을 관조하게 한다. 그래서 아름답다고 느낄 때, 자유로워지고, 갈등이 사라지고 ‘화해’와 평온이 찾아온다. 또한 타인과 함께 하는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아무 기준 없이 아름다움을 단언하는 것은 발명에 가깝다. 아름다움의 일반적 기준들이 삽시간에 사라져버리는 시대에, 자신의 미적 기준에 더 귀 기울이는 자아(自我)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가 계발하는 것은 삶의 역량(力量)문제를 해결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능력(能力)이다. 작가로서 아름다움에 관한 한 자신을 믿는 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계-들여다보기’ 형식으로 세계와의 화해(和諧)를 그려보았다. 작업 속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이제 살만하다’ 하는지, 빛들이 사방에서 밖으로 나오고, 나도 그들도 하나 되어 웃고 있다. 그래 ‘아름다움’이고 ‘화해’(和諧)이다.//김인옥//
장소 : 해운대아트센터
일시 : 2024. 10. 18 –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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