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유택렬(劉澤烈,1924~1999) 작가는 함경남도 북청 출생으로, 6.25 한국전쟁 중 고향과 어머니를 두고 피난을 내려온 한국 근대사의 깊은 아픔이 있는 작가입니다. 월남하여 경남 진해에 정착, 진해중학교, 충무중학교, 진해여자중학교, 진해고등학교 등의 교사로 봉직하며 지역에서 많은 후학들을 양성했을 뿐만 아니라, 1963년 진해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흑백다방’을열어 지역의 예술가들과 더불어 화려한 예술의 꽃을 피워내는 동시에, 독창적 조형 언어로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했던 걸출한 역량의 예술가입니다.
유택렬의 작품세계를 시대별로 나누어 보자면, 크게 서체의 회화성을 연구한 ‘부적(符籍)에서’ 시리즈와, ‘작업(work)’ 시리즈, 그리고 ‘돌멘(dolmen)’ 시리즈와 오방색을 주조로 다양하게 변주하는 양식을 보여준 ‘추상회화 시리즈(기하추상, 반추상, 비정형)’로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생애 전반에 걸친 회화적 역정을 이번 전시를 통해 개괄적으로 일별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유택렬 작업세계의 전반을 두루 조망해 볼 때, 작품의 주제나 양식 그리고 재료 등에 특별히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표현양식을 구사했던 특징들이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이라 이해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는 서양화와 한국화, 이 양측의 회화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조형성을 구축하기 위한 새롭고도 실험적인 시도를 화력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추구해 나갔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유택렬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여 경남도립미술관에서도 ‘유택렬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기획되고 있습니다.
유택렬 선생은 염색공예가이자 판화가로 명망이 높았던 유강렬 선생의 사촌 동생이며, 부산의 김종식과 이석우, 전혁림, 이중섭과도 교류가 있었던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발굴하여 그 깊이를 한층 더 풍부하게 드러낼 뿐 아니라, 경남 미술사의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의 작업을 부산에서도 선보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특별한 감회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부디 부산시민들과 미술애호가, 미술관계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람과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미광화랑//
장소 : 미광화랑
일시 : 2024. 10. 03 – 10. 24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