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균질한 화면구조와 기하학적인 구성의 조화
조미화의 작업은 마치 섬유 조직을 연상케 하는 무수한 선들이 연속적으로 붙여지면서 면을 이루고, 그 면들이 기하학적인 구성을 통해 하나의 작업으로 완결된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질감을 가진 선들은 붓이 아니라 주사기의 산물이다.
작업의 기법은 반복성 및 연속성 그리고 균질성이라는 방법을 중시한다. 주사기로 물감을 캔버스에 붙일 때 일정한 속도 및 힘이 요구된다. 같은 크기의 선이 연속적으로 나열되고 겹쳐지는 가운데 균질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호흡과 힘의 안배가 요구된다. 이 과정이야말로 정신 통일과 같은 엄격한 자기 통제를 필요로 한다. 이는 어쩌면 지극히 단순하고 단조로운 행위의 반복이자 연속일 뿐이어서 표현행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수 없을성 싶다. 하지만 그 결과물을 보면 시각이 바뀐다. 화면의 세부를 보면 거의 일정하게 보이는 두께의 직선 또는 곡선이 무수히 나열되고 겹쳐짐을 알 수 있다. 한 두 번의 표현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일색상 또는 그와 유사한 색채들이 겹쳐짐으로써 그야말로 질감 덩어리가 된다. 따라서 멀리서 보면 중각색과 같은 시각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균질한 질감이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이미지는 중성적인 색채 이미지로 인해 평면에 근사하게 보인다. 그의 작업이 가지고 있는 미학적인 성과는 바로 여기에 있다.//신항섭 평론 일부 발췌//
장소 : 나비 갤러리
일시 : 2024. 09. 07 – 09. 29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