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고래2展(산목&휘 갤러리)_20240817

//전시 글//
가끔 “고래는 옛날 육지를 걸어 다녔다”라고 하는, 참 떠올리기 쉽지 않은 고래의 먼 조상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진화는 예외가 없으니 모든 생명은 진화하는 과정에 있고, 멸종은 진화의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그러니 지구 49억 년의 시간에서 보면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생명은 진화의 과정에서 잠시 만나는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을 이어온 지구 역사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것이 사람의 역사이지만, 사람이 고래를 만나는 길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보이는 것들이 참 많아서 놀랄 때가 있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신화의 세계로 가는 문이 닫혀 있는 시대를 살고 있어 그만큼 고래에 대한 신비감은 예전만 못하지만, 과학의 세계가 활짝 열리면서 그에 맞는 예술 작품이 미술, 문학, 음악, 사진에 이르는 모든 장르에서 창작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여 으뜸의 아름다움을 좇아 달리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 표면의 71%를 덮고 있는 바다, 그 구석구석까지 퍼져 살고있는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고래를 상대하는 사람의 자연스러운 반응과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현재 과학의 세계가 펼쳐 놓은 AI 세상은 우리가 상상만 해오던 고래와 사람의 소통을 위한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간에 사람과 가장 먼저 소통하게 되는 해양 포유류가 고래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고래와 사람이 함께하는 미래에 고래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알 수 없지만, 오늘 지금 세상의 여러 곳에서 고래를 그리며 살고있는 여러 작가들의 손에서 표현되는 고래의 모습을 기록하는 작업은 먼 훗날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그림과 같이 지금을 추억하며 바다와 육지, 고래와 사람을 이어주는 길이 될 것입니다.

창이 너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하얀 전망대 같은 산목&휘 갤러리는 해마다 그런 사람이 고래를 만나는 약속 장소가 될 것입니다.//백경 구태경//

참여 작가 : 이지훈, 김판묵, 박경묵, 김형준, 정시네, 민은희, 조은아, 최창임, 한인화, 윤주휘, 장다연, 서일덕, 최종현, 권수현, 정지연, 임선희, 김성찬, 김은영, 김미숙, 오유미, 유기재, 권귀주, 모 아, 전신원, 김소영, 김상엽

장소 : 산목&휘 갤러리
일시 : 2024. 08. 17 – 09. 04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