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하나의 장면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숲을 가득 채운 연기, 도로를 달리다 만난 빛과 그림자, 높은 빌딩 속 저마다의 모습으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다양한 장면을 마주한 우리는 온도를 느끼고 시간을 가늠해보며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이때 모든 장면들은 회화를 만나 크롭되고 재조합되며 기억과 망각을 반복한다. 그렇게 모인 수많은 장면과 장면은 서로의 이야기를 무한하게 확장 시키며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진다.
송수민 작가는 자연과 자연재해와 같이 상반된 내용을 가진 두 형상의 조형적 유사함을 편집하여 새로운 맥락으로 표현한다. 표현된 회화는 마치 이미지가 증식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반복되는 패턴처럼 보여지며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간다. 작가는 아크릴을 주 소재로 활용하며 묘사를 얹고 사포로 갈아내는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여 채도를 낮추고 균일화시키며 흐릿한 잔상 효과를 자아낸다.
이슬아 작가는 뉴욕, 파리 등 각국을 여행하며 각각의 도시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며 작가만의 섬세한 표현으로 그려낸다. 작품 속 인물은 거대한 건물에 비해 작게 표현되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콘크리트 도심 속을 살아내며 작가가 취하고 싶은 태도를 반영한다.
이현우 작가는 규칙 속에서 나타나는 불규칙, 예측하지 못한 낯선 순간들에 주목하며 일상 속에서 만난 뜻밖의 장면을 크롭하거나 조형적 요소가 반복되는 지점을 그려낸다. 작가는 장면을 그릴 때 재현에만 그치지 않고 조화로운 색채를 사용하며 얇고 가느다란 선을 더하여 운율과 리듬감을 가미한다. 그려진 장면은 화면 밖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고 다양한 감상과 해석이 가능하게 해준다.
오는 10일부터 진행되는 오브제후드 기획전 ‘장면과 장면 : Scene and Scene’은 송수민, 이슬아, 이현우 3인의 작품을 선보이며 각자가 그려낸 장면들에 집중한다. 자연재해, 도심, 찰나의 순간 등 각자가 주목하는 주제는 다른 듯 보이지만 일상이라는 공통점을 관통한다. 아크릴, 수채화, 유화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활용한 장면과 장면을 마주한 관객은 지나온 기억과 감정, 스쳐 지나가는 또 다른 장면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간다.//글 큐레이터 신가영//
장소 : 오브제후드 갤러리
일시 : 2024. 07. 10 – 08. 04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