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존재하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존재하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것 중 본질적인 것은 무엇일까. 리앤배는 유리라는 매체를 통해 만상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는 이상민 작가의 ‘The Invisibles’ 전을 5월 31일부터 7월 5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형상 너머의 보이지 않는 진실과 본질을 탐구함으로써 빛과 그림자의 미학을 추구하고, 도자라는 매체가 주는 현재와 과거를 잇는 시간성을 조형화한다. 그의 도자그릇 시리즈 신작 13점이 공개되는 이번 전시에서 빛의 인상을 투영한 근본적인 기운과 성찰의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상민 작가에게 도자는 축척된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순간이 조우하는 공간이며 시공간을 초월하여 선인들과 교감하는 매체이다. 작가는 고려청자나 백자 등 역사적으로 기록된, 혹은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들의 형상을 유리판 위에 새긴다. 작가는 형상의 크기와 대상을 정한 후 그들의 염원과 기원을 담아 그릇을 완성하였던 옛 선조 도공의 정신을 담아 형상 그대로를 조형화한다. 즉 그릇이라는 대상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을 서로 연결해주는 매개체이며 대상의 부재와 흔적들을 투명한 유리판 위에 포착함으로써 과거의 대상을 현재의 시간으로 끌어들인다.
빛은 다른 것의 본질을 드러내면서도 스스로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는 생명력의 근원이다. 작가에게 빛은 보이지 않는 자신의 사유와 인식을 드러나게 하고 동시에 관람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작품에서 유리에 투과된 빛과 그로 인해 생기는 어둠의 경계로 인해 그릇은 형태를 드러내며 반사와 굴절로 유리판 배면에 생기는 여러 겹의 그림자의 윤곽선은 신기루처럼 일렁인다. 유리판과 배면의 간격은 마치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경계선으로 느껴지며 현재에 과거의 형상이 덧입혀져 오랜 시간들이 중첩되어 혼재하는 것 같은 환영을 만들어낸다. 관람자가 바라보는 위치와 빛의 방향, 굴절에 따라서 작품은 다양한 변화를 제공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는 않는 것을 작품 속에 투사함으로써 관람자는 역사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남겨진 잔상들이 각인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이미 완제품으로 제작된 12mm의 유리판에 표현하고 싶은 형상을 도안으로 옮긴 후 유리판 배면에 홈을 파내고 그 표면을 연마한다. ‘만상의 내면에 대한 탐구’로 규정되는 작가의 작품은 고도의 집중력과 전문성으로 마치 수행하듯 오직 손의 촉감만으로 사포에 의해 깎이는 유리면의 각도를 가늠하며 만들어 낸 지난한 세월과 경험의 결과이다.
이상민 작가는 1966년 서울 출생으로 프랑스 Strasbourg Marc Bloch National University와 Ecole Supérieure des Arts Décoratifs de Strasbourg을 졸업하였으며, 현재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일본 현대미술전 대상(1999), 프랑스 국제눈조각전 최우수상(1994), 유럽 청년작가공모전 등에서 수상하였다. 1996년 이후 싱가폴, 홍콩, 프랑스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30여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Espace Tête d’Or’전(프랑스 리옹, 2000), ‘The Bowl of Sound’전(토탈미술관, 2001), ‘The Landscape of Synchronicity’전(타이페이 DaXiang Art Space, 2011) 등 주요 전시를 비롯하여 Art Miami, London Art Fair, Art Central Hong Kong, Abu Dhabi Art, Art Paris 등 세계 유수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가하며 국제적 명성을 높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주한이탈리아대사관, 만다린오리엔탈호텔(런던), 프랑스 아트프라이스(Art Prise.com)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리앤배//
장소 : 리앤배
일시 : 2024. 05. 31 – 07. 0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