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자연스럽게, 가을이면 가을처럼 아련하고 그립게, 햇살에 따라 변해가는 차이들 사이에서 생기는 색, 점, 선 등을 찾아내고 입히는 일이다. 상처와 흔적은 잠시 스치기도 하고 전체를 이끌기도 한다. 내면의 주름과 드러나고 지켜내는 점과 미세한 선들이 교차하며 밀고 당기기도 한다. 거기에는 침묵과 알지 못하는 언어, 깊은 울림, 떨림, 긴 호흡들이 있다. 순한 색들을 고르고 자연스러움의 갈망도 당연하다. 색은 따뜻하고 온기 있는 파스텔톤의 촉각적인 느낌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늘 맑은 에너지를 받는다.
작업은 종이(재생지)나 버려지는 광고지, 포장지 등 종이로부터다. 캔버스에 핸디코트나 젯소를 전체적으로 칠해 물감 작업이 잘 흡수되고 안착할 수 있도록 밑칠 작업을 하고 말린다. 종이(재생지)를 손으로 나뭇잎 형상이나 기억된 내면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찢거나 오리면서 각각의 형태를 전체적인 조형을 생각하면서 적절히 배치하고 붙인다. 완전히 잘 마른 후에 종이표면을 조각칼이나 날카로운 것으로 긁거나 문지르면서 각각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낸다. 그 위에 색을 다양하고 조화롭게 입히고 문지르고 칠하면서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계속 덧칠을 반복한다. 선, 면, 색을 적절히 배치한다. 색을 입은 종이는 마티에르를 만들고 다시 긁거나 문지르면서 각자 공간에서 서로에게 반응하고 조율되기를 기대하면서 바니시로 칠하고 말리고를 여러 번 반복하고 마감한다.//강명순//
장소 : 갤러리 라함
일시 : 2024. 05. 27 – 0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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