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미展(갤러리 림해)_20240507

//작가 노트//
해바라기는 국화과에 속하는 두상화(頭狀花)로서 큰 꽃 속에 수많은 작은 꽃들을 품고 있으며, 그 모습이 태양을 닮아 ‘숭배, 충성심, 일편단심’ 외에도 태양이 사라지면 다시 떠오르기를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해바라기의 태양을 닮은 큰 꽃을 통해 빛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 속에서 계속 피어나는 작은 꽃들과 씨앗들을 통해 생명의 영속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해바라기를 통한 빛과 생명의 이야기는 원숙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새벽 아침의 싱그러움이나 꿈길 같은 환상으로 다가가기를 소망합니다.

//작품 소개 ‘태양으로부터’//
나는 태양을 닮은 해바라기를 좋아한다.
태양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빛과 생명이며, 낭만이다.
빛을 창조하신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어 태양과 밤하늘을 밝히는 별들과 행성, 빛나는 달, 태양을 닮은 해바라기.
나는 해바라기를 통해 빛과 생명과 하나님의 사랑을 본다.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은 달은 밤을 밝히며, 밤에게도 빛과 생명을 이어가게 한다.
이렇게 생명을 주는 것이 태양과 해바라기는 닮아있다. 해바라기 속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꽃들이 있으며, 그 꽃들이 씨앗이 되어 먹이가 되기도 하고 생명들이 순환되어 가게 한다. 이렇게 많은 생명이 들어있는 꽃이 또 있을까?
작품 ‘태양으로부터’는 해바라기를 태양 자체로 표현하였다.
태양이 수소를 태우고 핵융합의 방법으로 에너지를 내뿜는 코로나의 모습을 해바라기들로 표현하였고, 그 빛과 열에너지들이 우주로 퍼져나가며 생명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나비로 표현하였다.
 
//작품 소개 ‘빛으로 나와, 너를 보여줘’//
해바라기 밭 가운데, 붉은 양산을 당겨 쓴 나는 힘이 빠진 듯 쪼그려 앉아있다.
과장되이 커다란 해바라기 꽃들이 나를 항해 속삭이는 것만 같다.
양산을 벗고 얼굴을 내밀어 자신을 바라 보라고…
햇빛 가득 머금어 노랗고 반짝반짝 빛나는 자신을 바라 보라고 한다.
태양의 꽃, 해바라기의 강렬한 노란빛을 피해 붉은 양산에 숨어 있던 나는 문득 그 빛을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을 느낀다.
빛을 보고 싶은 나
빛을 원하는 나
그 빛은 무엇일까
빛을 느끼고 싶은 나는 양산을 벗고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 빛과 닮아 간다.

//작품 소개 ‘내마음에 바람이1’//
바람이 분다.
빛을 가진 해바라기들도 흔들리고 나도 바람에 흔들린다.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마냥 흔들린다.
나부끼는 치맛자락을 상쾌한 기분이 되기도 하지만 낯설은 바람에 붉은 양산을 당겨서 흔들림을 막아 보기도 한다. 발가락에 힘을 꽉 주고 양산대를 힘주어 잡아 바람에 버텨 보려고 하지만 이미 나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을 수는 없다. 그냥 바람에 몸을 맡겨 해바라기와 동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내 마음에도 바람이 분다.

//작품 소개 ‘내마음에 바람이2’//
빛을 듬뿍 머금은 해바라기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붉은 양산을 쓴 나는 그 해바라기밭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 가고 있다.
해바라기들이 자연스럽게 저장했던 빛을 불어 가는 바람에 한껏 실어 보낼 때, 나는 양산을 벗고 빛과 닮아 간다

//작품 소개 ‘내마음에 바람이3’//
누구나 해방을 꿈꾼다.
그래 드디어 해방인가? 손끝에서 멀어져 가는 양산의 손잡이 뒤로 아련히 번져 가는 빛은 반사체를 잃고 막연하기만 하다.
희망이인가? 두려움인가? 그리움인가? 설레임인가?
빛과 바람은 이제 같은 공간에서 다른 차원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일상이 그러하듯이//양수미//

장소 : 갤러리 림해
일시 : 2024. 05. 07 – 0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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